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사실상 ‘선제 군사 응징’ 수준의 초강경 경고를 날렸다.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은 법적으로 봉쇄된 상태가 아님에도, 전 세계 상선들이 자발적으로 통과를 포기한 전대미문의 실질적 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
정상 시기 하루 138척이 오가던 이 해협을 현재 통과하는 선박은 이란 유조선과 중국 벌크선 단 2척뿐이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통행량이 90% 급감한 결과다.
트럼프의 경고: ’20배 강한 타격, 재건 불가능’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석유의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쉽게 파괴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해 이란이 국가로서 재건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죽음과 불, 분노가 그들을 지배할 것”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사용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협박이 아닌 시장 개입의 성격도 강하다. 국제 유가는 이번 사태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가, 트럼프의 ‘조기 종결’ 언급 이후 80달러대로 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경 메시지가 유가 재상승을 억제하려는 심리적 시장 개입과 이란에 대한 억지력 행사를 동시에 노린 것으로 분석한다.
이란의 전략적 우위: 3.2㎞ 이란 영해가 세계 에너지를 쥐다
호르무즈 해협의 총 너비는 약 50㎞, 가장 좁은 구간은 34㎞에 달한다. 그러나 대형 유조선이 실제로 안전하게 항행할 수 있는 구간은 단 3.2㎞에 불과하며, 그 전 구간이 이란 영해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3월 2일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 위협을 공식 선언했다. 이란은 해협 중간 3개 섬과 남부 해안에 지대함 순항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으며, 수십 대를 동시에 운용하는 드론 ‘벌떼 공격’ 능력과 소음이 작아 탐지가 어려운 소형 고속정도 보유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대형 유조선 2~3척만 침몰시켜도 해협 통행이 사실상 차단된다고 평가한다.
해상 보험사들은 이미 호르무즈 통과 선박에 대한 보험을 중단했다. 현재 1,000여 척의 유조선·컨테이너선·벌크선이 해협 인근에 발이 묶인 상태다.
전 세계 에너지 질서 흔들…한국도 직격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1,5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길목으로,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의 20~27%를 담당한다. 골드만삭스는 봉쇄 장기화 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혁명수비대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직접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한국의 피해는 특히 심각하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전체 원유 수입의 69.1%이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를 경유한다. 현재 HD오일뱅크·GS칼텍스 소유 선박을 포함해 한국 관련 선박 26척이 해협 인근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정유·무역통상 업계는 국회와 정부에 긴급 대책 마련을 요청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