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도 한국의 5월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단 20일 만에 5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수출 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1~20일 수출액은 52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증가했다. 이는 종전 동기 최대치였던 2022년 5월의 386억 달러를 141억 달러 차이로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기록 경신의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의 압도적인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서버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반도체, 수출 절반 가까이 차지
5월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2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1% 급증했다. 동기간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1.7%로, 전년 동기 대비 19.0%포인트 뛰었다. 수출 품목 2개 중 하나가 반도체인 셈이다.
컴퓨터 주변기기(305.5%)와 석유제품(46.3%)도 역대 최대치 달성에 힘을 보탰다. 반면 승용차는 10.1% 감소해 유일한 주요 품목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만·중국·미국으로 수출 동반 폭증
지역별로는 대만(110.4%), 중국(96.5%), 미국(79.3%), 베트남(70.2%), 유럽연합(21.7%) 순으로 수출이 늘었다. 특히 대만과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수입 역시 416억 달러로 29.3%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116.2%), 반도체(55.5%), 석유제품(58.6%) 등이 주요 증가 품목이었다.
무역수지는 11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입 증가율(29.3%)이 수출 증가율(64.8%)보다 낮아 흑자 폭이 더욱 확대됐다.
4월도 역대 4월 최대… 수출 모멘텀 지속
앞선 4월 수출 역시 858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8.0% 증가했다. 3월(866억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넘겼으며,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4월 반도체 수출은 3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3.5% 급증했다. 월별 기준으로 13개월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4월 무역수지는 237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4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모멘텀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 반도체 정책 변화와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 속도에 따른 변수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