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필수 간식이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 당황스러운 변화에 서민들 ‘시끌’

공짜 어묵 국물에 가격표 등장
물가상승 속 서민 음식마저 유료화
노점상도 경제 현실 반영한 변화

길거리 분식 노점에서 공짜로 제공되던 어묵 국물이 이제는 돈을 내야 마실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각박한 인심’ 논란이 불붙고 있다.

단순한 간식 가격 인상을 넘어, 과거의 서민적인 정과 무료 서비스의 전통이 사라지는 ‘시대의 변화’를 상징하는 현상으로 해석되면서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공방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공짜 국물의 종말, 노점상 가격표의 등장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제 어묵 국물도 돈 받네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분식 노점상의 달라진 풍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노점의 가격표에는 물 어묵 1개 1,000원, 빨간 어묵 1개 1,500원과 함께, 과거 당연히 무료로 제공되던 어묵 국물에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어묵을 구매한 경우에도 종이컵 1컵당 100원을, 국물만 마실 경우에는 500원을 지불해야 했으며, 포장 시 500원이 추가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묵값을 올리는 것이 낫지, 국물에 돈을 받는 건 너무하다’, ‘예전의 넉넉한 인심은 찾아볼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포장 비용까지 별도로 받는 행위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선 넘었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은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노점상의 변화를 옹호하고 이해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노점상이 종이컵을 여러 개 사용하거나, 실제 음식을 구매하지 않고 국물만 마시는 ‘진상 손님’이 많아 불가피하게 국물에 가격을 책정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각박한 인심’ 논쟁 속 엇갈리는 여론

어묵 국물의 유료화는 최근 서민 간식 물가 상승의 단면을 보여준다.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 역시 과거 1천 원에 3~4개를 살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1개에 1천 원을 받거나 2개에 1천 원에 판매하는 곳이 늘었다.

이러한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원재료 가격의 폭등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붕어빵에 주로 사용되는 수입 팥의 도매가격은 40kg당 26만 5천800원으로, 5년 전 가격보다 54%나 올랐다.

노점상들이 치솟는 원가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공짜 서비스를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세금 논란’까지 번진 노점상 딜레마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노점상의 세금 문제로까지 확산되며 복잡성을 더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불법 노점상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고 국물까지 유료화하는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실제로, 노점상은 일반 상점과 달리 부가가치세와 주민세는 법적으로 면제되거나 제한적으로 적용받는다고 관련 법령을 통해 알려졌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71조에 따라 부가세가 면제되며 세금계산서 발급 의무도 없다. 다만, 소득세는 원칙상 납부해야 하나 영세성 때문에 과세 포착이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어묵 국물 유료화 논란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노점 운영의 법적 모호성과 경제적 현실이 얽힌 복합적인 사회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서민 경제의 어려움과 전통적 인심의 변화, 그리고 법적 체계 사이에서 노점상과 소비자 모두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