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월급을 떼어먹은 사업주가 앞으로는 세금 체납자와 같은 수준의 제재를 받게 된다. 기존에는 정부가 대신 지급한 체불 임금을 돌려받는 데 평균 290일이 걸렸고, 회수율도 30%에 불과했다. 사실상 사업주가 ‘버티면 그만’이었던 구조가 이번 법 개정으로 근본적으로 바뀐다.
290일에서 158일로…국세 체납처분 절차 도입
고용노동부는 12일부터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정부가 사업주 대신 노동자에게 지급한 임금(대지급금)을 회수하는 방식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민사 집행 절차를 따라 재산 조사, 가압류, 법원 집행권 판결, 경매 등 단계를 모두 거쳐야 했다. 평균 290일이 소요됐고 강제력이 약해 회수율이 30%에 그쳤다. 이제는 국세 체납처분 절차가 적용된다. 사업주가 납부 통지서와 독촉장을 받고도 갚지 않으면 체납처분 승인 절차를 거쳐 압류와 공매가 이뤄진다. 처리 기간은 약 158일로 단축되며 회수율도 대폭 높아질 것으로 노동부는 예상한다.
원청도 함께 책임진다…연대책임 규정 명문화
이번 개정법은 원청 기업의 책임도 명확히 규정했다. 원청의 귀책 사유로 하청 기업에서 임금 체불이 발생해 정부가 대신 지급했을 경우, 원청 기업도 해당 금액을 갚을 연대 책임을 진다.
이번 명문화로 원청의 귀책 사유가 확인될 경우 변제금 상환 책임이 원청에도 적용된다.
8월엔 대지급금 범위 2배 확대…융자 한도도 상향
오는 8월 20일부터는 추가 개정안이 시행된다. 도산 사업장 퇴직 노동자에게 정부가 대신 지급하는 임금 범위가 ‘최종 3개월분’에서 ‘최종 6개월분’으로 두 배 확대된다. 소상공인 폐업과 기업 도산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노동자 보호 안전망을 넓히는 조치다.
사업주를 위한 지원책도 함께 확대된다. 체불 청산 지원 융자 한도가 기존 1억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오르고, 담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10억원까지 융자가 가능해진다. 자금난으로 임금을 못 주는 사업주가 신속하게 체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 폭을 넓힌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 개정을 통해 변제금 회수율을 높이고, 나아가 ‘체불의 최종 책임자는 사업주’라는 경각심이 제고돼 임금 체불 근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