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추진
핵연료 주기 완성 기대감
평화적 이용 강조가 관건

한국이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개정에 나서며 그동안 묶여있던 손발을 풀 기회를 잡았다.
2035년까지 유효한 협정을 10년이나 앞당겨 손보려는 배경엔 절박함이 묻어난다.
20년 묵은 족쇄를 푸는 협상
21일 외교 소식통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5일 워싱턴DC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행 협정의 제약은 명확하다. 한국은 미국 허락 없이는 20% 이상 우라늄 농축이 불가능하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아예 막혀있다.
핵무기 전용이 불가능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만 겨우 허용된 상태다.
포화 직전의 핵연료 저장시설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 사용후 핵연료가 쌓여가는데 재처리는 금지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8일 국회에서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핵무장 논의는 협상에 독이 된다. 우리가 원하는 건 산업과 환경 차원의 해결책이다”라는 취지로 평화적 활용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한국 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번 기회를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의 통상·안보 압박이 거센 지금이 오히려 협상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미국의 우려는 분명하다.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핵무기 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이 높다는 사실도 미국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국내외 정세가 복잡해 협상 과정의 변수가 많다”며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원자력계의 중장기 발전 방향에 맞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한미 협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2015년 개정된 협정이 2035년까지 유효한 상황에서 10년을 앞당겨 재협상에 나선 한국.
족쇄를 풀고 원자력 강국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