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2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택 가격과 가구 소득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차주들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165.1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155.2)보다 9.9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2023년 2분기(165.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분기 대비 상승 폭(+9.9p) 역시 2022년 3분기(+10.6p)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크다. 서울 차주는 소득의 42.4%를 주담대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다는 의미다.
전국 지수도 반등…3분기 연속 하락세 마감
전국 기준 K-HAI는 2025년 4분기 60.9를 기록하며 전 분기(59.6)보다 1.3p 상승했다. 2024년 4분기(63.7)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하던 흐름이 반등으로 돌아선 것이다.
K-HAI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했을 때 원리금 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60.9라는 수치는 가구당 적정 부담액의 60.9%를 주담대 원리금으로 부담한다는 뜻으로, 소득의 약 16%에 해당한다.
주담대 금리 급등이 핵심 원인
이번 반등의 배경은 대출 금리 상승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예금은행 신규 주담대 취급 금리는 2025년 3분기 연 3.96%에서 4분기 4.23%로 0.27%p 올랐다. 주택 가격과 가구 소득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만 오른 셈이다.
연체율도 악화 추세다. 2026년 1월 말 서울 주담대 연체율은 0.35%로, 전월(0.32%) 대비 0.03%p 상승하며 2019년 12월 집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쏠림 심각…지방은 100 미만
지역별 격차도 두드러진다. 전국 모든 지역의 지수가 전 분기 대비 상승했지만, 서울 외에 100을 넘은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위 세종(97.3), 3위 경기(79.4), 4위 제주(70.5), 5위 인천(65.0) 순이었다. 서울은 2위 세종의 약 1.7배 수준이다.
가장 낮은 곳은 전남으로 28.4를 기록해 서울(165.1)과의 격차가 136.7p에 달했다. 지방은 낮은 집값 덕분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서울 집중 현상이 지수상으로도 뚜렷이 나타난다.
전문가 “취약차주 부담 더 커질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취약차주의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금리 시기에 늘어난 대출이 만기 도래와 금리 상승 국면을 맞으면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높은 상환 부담이 연체율 상승과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신규 주담대 수요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