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서 한강벨트 고가 아파트 시장에 급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예 종료 방침을 확정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까지 시사하자, 다주택자들이 최고 82.5%에 달하는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호가를 낮춰 서둘러 처분에 나서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매물은 지난 3일 기준 3,896건으로 지난 1월 1일 대비 16.2%(545건) 급증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광진구도 14.4%(113건) 늘어난 897건을 나타냈다. 실제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는 당초 호가 31억원에서 2억원을 낮춘 29억원에 급매로 나왔고,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도 호가 32억원에서 1억5,000만원 내려간 30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주목할 점은 단순 처분이 아닌 ‘갈아타기’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포·용산·성동 일대 3040대 실소유자들이 평형을 줄여서라도 강남권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강벨트→강남권 ‘갈아타기’ 본격화
한강벨트에서 급매물이 나오자 연쇄 매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한 중개업소는 “강남쪽 급매 가격을 알아보고 계산기를 두드려본 소유자들이 호가를 낮춰서라도 집을 빨리 처분하려 하고 있다”며 “마용성은 3040대 실소유자가 있어서 평형을 좀 줄여서라도 더 상급지인 강남쪽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5억원 미만 매물이 팔리면 17억원대, 20억원대로 도미노처럼 매수자가 타고 올라오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인근 서대문구, 은평구뿐 아니라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서도 한강벨트 급매물을 보러 오는 매수자가 늘고 있다. 이들 중개업소는 “주담대를 받아서라도 보증금을 돌려주고 공실로 둔 상태에서 급매를 내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82.5% 세율 공포… 3개월 내 처분 경쟁
급매 바람의 직접적 원인은 가혹한 세율 구조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기본 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 이상 가산세율이 붙는다. 특히 3주택자 이상은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한다.
정부는 다주택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강남3구·용산구는 3개월,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내 잔금이나 등기를 완료하면 양도세 중과 유예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는 허가에 약 20일이 소요돼 실질적으로 4월 중순까지 매물을 내놓아야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월 중순까지 매물 더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2~3개월간 매물 출회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선 허가 받는데 20일 가량 걸리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4월 중순까지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가 1주택자 장특공제 축소 가능성에 1주택자 매물도 같이 나와,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 오름세도 주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강벨트에서 빠져나간 자산이 강남권으로 집중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지역 내에서도 강남 3구 혹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초양극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규제 회피 수요가 결국 강남권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