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손실 카운트다운…삼성전자 파업, ‘긴급조정권’이 막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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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실적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 뉴스1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까지 사실상 7일이 남았다. 반도체 초호황 국면에서 18일간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이 40조원을 넘고, 글로벌 고객사 이탈과 공급망 훼손으로 국가 경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의 약 35%를 차지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78%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파업 충격이 자본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긴급조정권, 요건은 갖췄지만 ‘칼집 속 칼’

사후조정이 중지된 이후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다. 발동되면 즉시 쟁의행위가 중지되고 30일간 재개가 금지된다.

노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라인 특성상 가동이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수 주가 걸린다는 점이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한 것’이라는 발동 요건에 부합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13일 라디오 방송에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분초를 쪼개 양쪽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 / 연합뉴스

이 같은 태도에는 긴급조정권이 헌법상 노동3권과 충돌하며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긴급조정권은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 네 차례만 발동된 극히 제한적인 수단이다.

가처분 결정도 변수…파업 완전 봉쇄는 불가

삼성전자 사측이 법원에 신청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수원지방법원은 13일 2차 심문을 진행했고, 파업 개시 하루 전인 20일까지 결론을 낼 방침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총파업 자체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가처분의 핵심은 안전 보호시설 유지 및 웨이퍼 변질 방지 관련 인력에 한정된 것으로, 이는 전체 조합원의 약 10% 수준이다. 나머지 90%는 여전히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노조 역시 현재 상황에서 5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위법 범위가 명확해질 경우 노조의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이는 파업 동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노사 모두 ‘마지막 문’ 열어둬…협상 재개 가능성은 남아

파업 예정일까지 8일이 남은 상황에서 노사 모두 최종 협상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 사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조정 결렬에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겠다”고 밝혔다. 노조 역시 “회사가 제대로 된 안을 가져온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40조원이라는 손실 규모가 공론화되면서 여론의 압박이 높아지고, 이것이 노사 양측의 물밑 대화를 이끌어낼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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