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렇게 되나”… 기름값 잡겠다던 최고가격제, 공급가 인하분 ‘절반’도 못 내렸다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정부가 중동 사태發 유가 폭등을 막기 위해 사상 초유의 석유 최고가격제를 꺼내 들었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름값 인하 폭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월 15일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40.9원, 경유는 1,842.1원으로 집계됐다. 최고가격제 상한선인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제도 시행 나흘째에도 소비자 판매가는 상한선에 한참 못 미치고 있어, 최고가격제의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급가 낮췄지만…주유소는 ‘찔끔’ 인하

정부는 3월 13일 0시를 기해 최고가격제를 전격 시행하며 정유사 공급가를 대폭 낮췄다. 직전 정유사 평균 공급가 대비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을 각각 인하한 수준으로 상한선을 설정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사흘째…주유소 가격 인하 ‘거북이 속도’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그러나 제도 시행 후 나흘간 주유소 판매가 인하액은 휘발유 57.9원, 경유 76.9원에 그쳤다. 공급가 인하분 대비 반영률은 휘발유 53%, 경유는 고작 35% 수준에 불과하다.

중동 사태 이후 주유소들이 휘발유를 약 200원, 경유를 약 300원 급격히 올렸던 속도와 비교하면, 내릴 때의 속도는 현저히 더딘 셈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제 도입 배경으로 지목한 ‘가격 비대칭성’이 제도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유소 업계 “재고 소진 전엔 한계”…카드 수수료 인하도 요구

주유소 업계는 가격 인하 지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재고 문제를 꼽는다.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 높은 가격에 공급받아 쌓아둔 재고가 남아 있는 한 즉각적인 가격 인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유소협회는 3월 13일 열린 석유 시장 점검 회의에서 현행 1.5%로 책정된 카드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여건상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돼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최고가격제 사흘째 ‘하락세 지속’…휘발유 1842원·경유 1844원 / 뉴스1

반면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석유공사·농협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는 선제적으로 가격을 내리며 전국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직영·알뜰주유소 중심의 가격 하락이 일반 주유소로 확산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정부, 모니터링 강화…다음 주 본격 안정 전망

정부는 다음 주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유사 담합 여부와 주유소 가격 조사, 세무 검증, 가짜석유 적발을 위한 현장 점검도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이 비축한 석유량은 약 1억 9,000만 배럴로 208일치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하루 170만 배럴로, 당장의 공급 차질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류세 인하가 추가 완충 카드로 거론되는 만큼, 다음 주까지 가격 인하 속도가 뚜렷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한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