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오르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주머니 가벼워진 서민들 ‘한숨’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서민 실질적 주거비 부담 우려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이제는 오피스텔도 올라요. 전세 사기 피해가 늘어나더니 결국 오피스텔 가격까지 영향을 받고 있네요.”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A 씨는 걱정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한숨 섞인 말을 전했다.

최근 빌라를 중심으로 한 전세 사기 공포가 오피스텔 시장의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서울 오피스텔 전월세 보증금 ‘급등’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서 놀라운 변화가 포착됐다.

전세 보증금과 월세 보증금이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특히 월세 보증금의 상승세가 충격적인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5천751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2%나 폭등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의 연간 상승폭인 350만 원에서 430만 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올해 초만 해도 4천870만 원이었던 월세 보증금은 3월에 5천716만 원으로 5천만 원 선을 돌파했고, 6월에는 6천45만 원까지 치솟았다.

10월에 이르러서는 6천880만 원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불과 10개월 만에 2천만 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전세보증금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 4천713만 원으로, 작년 연간 평균인 2억 2천86만 원과 비교해 11.9% 상승했다.

최근 몇 년간 2억 1천만 원에서 2억 2천만 원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전세보증금이 올해 들어 2천 만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원인은 ‘전세 사기’ 여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최근 발생한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의 여파라고 분석한다.

빌라를 중심으로 한 전세 사기 피해가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방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월세와 전세금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월세보다 전세금의 상승폭이 훨씬 더 가파른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덧붙여 “아파트 전세는 부담스럽고 빌라는 불안해 보이니, 그 대안으로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서울의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5월 99.69에서 시작해 10월 99.80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급등하는 전월세 보증금… ‘허리 휘는’ 서민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가격 상승이 서민들의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오피스텔 보증금
오피스텔 보증금 급등 / 출처: 연합뉴스

최근 2년 6개월간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주거비용의 급격한 상승은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4년 1분기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이는 가계의 주거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맞물려 오피스텔 매매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비아파트 주택의 공급 부족 상황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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