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축 흐름 속 반전 기류
항공업계, 전방위 채용 ‘불붙었다’
인력 수요 폭증…경쟁력 확보 총력

“여기저기 줄인다는 소식만 들리다가, 뜻밖에 채용 소식이 뜨길래 ‘이게 웬 동앗줄인가’ 싶었다.”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채용시장 한가운데서 정반대 흐름을 타고 있는 업계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항공업계다. 조종사부터 객실 승무원, 정비사, 운항관리사까지 다양한 직군에서 사람을 찾는 중이다.
채용 ‘전방위 확장’…정비부터 객실까지
대한항공은 지난 20일부터 항공기술, 통제 직군을 중심으로 채용 연계형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여름 인턴 근무를 거쳐 내년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정비와 엔진 분야 기술 훈련생도 선발했으며, 일정 기간 근무 후 정규직 전환 기회도 부여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근 신입 객실 승무원 채용을 마무리했으며, 정비사와 조종사도 새롭게 뽑았다. 대한항공과의 통합에 대비해 수년간 중단됐던 채용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에만 117명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도 추가 인력 확보를 예고했다.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을 집중적으로 보강 중이며,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도 객실 승무원과 부기장 등 다양한 직군에서 선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늘어나는 비행기, 모자란 사람”…업황 회복이 불렀다
항공업계의 이 같은 인력 확대는 수요 회복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하계 기간(3월~10월) 동안 국제선 운항 횟수는 주 4783회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여기에 항공기 신규 도입이 줄줄이 예정돼 있으며, 아시아나·대한항공의 통합으로 인한 노선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전체 인력도 꾸준히 증가했다. 2025년 3월 기준, 항공 종사자는 약 2만 9600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B787-9, A350-900 등 대형 기재 도입을 앞두고 있으며,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만 560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력 확충은 단순히 수요 대응 차원을 넘어선다. 잇따른 항공 사고 이후 정비와 운항 안전이 재조명되면서, 항공사들은 숙련된 인재 확보를 통해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재 확대와 노선 확장에 따라 채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특히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에는 서비스와 운항 안정성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력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산업이 인력 감축에 나선 지금, 항공업계는 오히려 인재를 불러 모으며 반전의 기회를 꾀하고 있다. ‘하늘길’의 확장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