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 옛말이라더니 “여긴 다르다”… 이직 열풍에도 끄떡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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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인데도 대기업 직원들 오래 버틴다
평균 근속 14년 돌파…여성 비중도 증가
일부 기업은 20년 넘게 근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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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근속 / 출처 : 연합뉴스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진 지 오래라더니, 통계는 다르게 말한다.”

구직난과 이직 열풍 속에서도 국내 주요 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 속에서도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불황에도 대기업 직원들 ‘더 오래 일해’… 평균 근속기간 증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16일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중 최근 5년간 근속 연수를 공시한 80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근속연수는 14.03년으로 2020년보다 0.48년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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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근속 / 출처 : 연합뉴스

이는 최근 2030세대의 활발한 이직과 구조조정 등의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다. 실제로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는 2020년 13.55년, 2021년 13.70년, 2022년 13.63년, 2023년 13.91년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여성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 증가다. 2020년 11.38년이었던 수치는 지난해 12.94년으로 1.56년 늘었다.

이로써 남녀 간 평균 근속연수 격차는 2.91년에서 1.47년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성 고용의 질적 개선이 통계에 반영된 셈이다.

근속연수가 가장 긴 기업은 기아로, 직원 평균 21.80년을 기록했다. KT(20.50년), SK인천석유화학(20.00년), 한국씨티은행(18.84년), SK에너지(18.68년) 등도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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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근속 / 출처 : 연합뉴스

근속기간이 급격히 증가한 기업도 있었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9.05년에서 지난해 13.92년으로 4.87년 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마트(3.20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3.00년↑), 삼성SDS(2.80년↑) 등도 상승폭이 컸다.

이 같은 변화에는 사업 구조조정, 인력 재편, 업종 전환 등 기업 전략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억대 연봉도 영향…“나가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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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근속 / 출처 : 연합뉴스

근속연수 증가의 배경에는 안정된 연봉도 한몫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3월 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100대 비금융기업 중 절반 이상이 평균 연봉 1억 원을 넘겼다.

삼성전자(1억 3천만 원), SK이노베이션(1억 5800만 원), HD현대(1억 5900만 원) 등 고연봉 대기업들이 줄을 잇는다.

이 같은 고연봉 기조가 장기근속을 자극하고,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 직장을 쉽게 떠나지 못하는 배경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장기근속 증가가 생산성과 연계돼야 기업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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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근속 / 출처 : 연합뉴스

근속이 길어진다는 건 한편으론 불황 속 ‘버티기’라는 신호일 수도 있다. 다만 분명한 건, 많은 대기업들이 여전히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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