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20조 번다…
‘AI 냉방기’로 돌아온 LG의 반격

TV 시장에서 한발 물러났던 LG전자가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내세운 무대는 다소 낯설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다.
AI가 낸 열기를 잡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서버는 점점 더 강한 열을 뿜어낸다. 이 열기를 제대로 식히지 못하면, 서버는 정상 작동이 어려워지고 전체 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요즘 데이터센터는 냉각 기술이 곧 ‘핵심 인프라’로 여겨진다. LG는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보고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
칩에 직접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액체냉각 방식부터 대형 건물 전체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칠러 시스템까지, LG는 다양한 냉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 기술들은 단순히 시원함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력 소비를 줄이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며 동시에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환경 규제까지 만족시켜야 한다.
LG는 이를 위해 경기 평택에 전용 테스트베드를 마련했고, AI가 냉방을 스스로 제어하고 온도를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실제 적용을 앞두고 있다.
2030년까지 20조 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단순히 제품 판매로 채우기는 어렵다.
그래서 LG는 하드웨어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지보수와 구독형 솔루션 같은 ‘서비스 기반’ 사업 모델을 함께 키우기로 했다. 제품을 판매한 뒤에도 계속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LG는 최근 유럽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를 인수했다. 냉방과 온수라는 두 축을 동시에 다루는 ‘고효율 에너지 설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다.
기후도 산업도 뜨거워지는 시대…냉각 기술이 주목받는다
냉난방 공조(HVAC) 시장은 더 이상 여름철 소비재 시장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후 변화가 본격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냉방 기술은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책임지는 기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기준 약 3,281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HVAC 시장은 2034년까지 5,4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 HVAC 시장은 특히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는 이 흐름 속에서 기술력은 물론, 현지 시장에 맞춘 전략으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북미·유럽·동남아 등 주요 지역에서는 생산부터 유지보수까지 가능한 현지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 산업 현장은 데이터와 전력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LG는 그 열기를 식히는 기술로 다시 한 번 ‘기술의 LG’를 증명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