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국내 은행 부실채권, 코로나 ‘시한폭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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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부실채권 최고치 기록
출처-연합뉴스

국내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약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시기 뿌려진 저금리 대출이 이제야 ‘시차 부실’로 표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7%로 전년 동기(0.54%) 대비 0.03%포인트(p) 상승했다. 부실채권 총규모는 16조 6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천억원 늘었다.

특히 가계 기타신용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64%로 2015년 3월 말(0.70%) 이후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민 경제와 직결된 신용대출에서 부실이 빠르게 누적되는 양상이다.

대기업 신규 부실, 한 분기 만에 4천억 급증

부실채권 구성을 보면 기업여신이 13조 2천억원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가계여신 3조 1천억원, 신용카드채권 3천억원이 뒤를 이었다.

4분기 중 신규 발생 부실채권은 5조 9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천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4조 4천억원으로 5천억원 늘었으며, 대기업 여신에서만 4천억원이 급증했다. 대기업 부실채권비율(0.49%)은 전 분기 말(0.41%) 대비 0.08%p 상승해 주목된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0.31%)은 0.01%p 오르는 데 그쳤고, 주택담보대출 부실비율(0.21%)도 소폭 상승에 머물렀다. 반면 기타 신용대출 부실비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서울시내 설치된 은행 ATM기/출처-연합뉴스

코로나발 저금리 대출, 뒤늦게 ‘부실 청구서’ 날아들다

금융당국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부실채권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시차 부실화’ 구조를 지목한다. 2020~2021년 코로나19 위기 당시 정책 차원에서 대규모로 공급된 저금리 대출이, 이후 금리 상승 국면과 맞물리면서 2024~2025년에 걸쳐 연쇄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상환 여력이 약한 차주층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이것이 부실채권 비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4%로 일반 은행(0.57%)의 14배 이상에 달한다는 점도, 서민금융 부문의 충격이 더 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충당금 적립률 하락…손실흡수력 점검 필요

작년 12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 잔액은 26조 7천억원으로 4천억원 줄었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60.3%로 전 분기 대비 4.5%p 하락했다. 부실채권을 상쇄할 완충 여력이 소폭 축소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국제정세 불안요인과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을 충분히 반영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리 변동성과 국내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맞물리는 국면에서 은행권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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