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이 사내 협력사 직원 2만여 명에게 성과급 2천억원을 지급하며 ‘상생 경영’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13일 회사 측이 발표한 이번 성과급은 1인당 명절 귀향비 50만원을 포함해 최대 1,200만원 규모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던 불황기에도 협력사 성과금 지원을 끊지 않았으며, 매년 지급액을 늘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2025년 조선업계 전체 영업이익이 6조 2,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급증한 가운데, 회사는 경영 성과를 협력사와 나누는 방식으로 화답한 셈이다.
원·하청 성과급 격차, 업계 최대 화두로
조선업계에서는 최근 ‘원·하청 동일 성과급’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금속노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청 직원 성과급은 정규직 평균보다 11.39~47.5%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한화오션의 경우 직원에게는 150%, 협력사 직원에게는 75%를 지급해 50%포인트 격차가 발생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올해 원·하청 동일 기준을 도입했고, 삼성중공업은 이미 동일 기준을 운영 중이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별도 기준을 유지하되 기본급 기준 약 800% 수준으로 업계 최고 지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협력업체의 연봉체계가 상이한 상황에서 동일 비율 지급은 협력업체 경영 독립성 침해 우려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금융 지원부터 복리후생까지 ‘풀 패키지’
HD현대중공업의 협력사 지원은 성과급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지난 1월 50억원을 출연해 협력사들이 최대 2.4%포인트 인하된 금리로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조선 수출 공급망 보증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또한 조·중·석식 무료 제공과 명절 귀향비 지급은 업계 유일의 복리후생이며, 학자금 지원과 우수 협력사 직원의 직영 전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무덕 HD현대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은 “과거 일방적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해결책을 함께 찾는 협업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업계 ‘촉각’
3월 노동조합법 2조(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조선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실질적 사용자 지위 인정 범위가 확대돼 원·하청 간 성과급 격차 문제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업은 한 척의 배 건조에 수백 개 협력사가 참여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대규모 노동력을 사내 협력사로 운영한다”며 “법 시행 이후 조선사들의 협력사 관리 방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협력사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