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소도시의 반란? “발 디딜 틈도 없다”… 조용하던 ‘이곳’에 무슨 일이

김천 김밥 축제에
이틀간 15만 명 운집
성공 비결은 ‘3無 원칙’

경북 소도시 축제가 전국적 인파로 대성공을 거두며 지역 축제의 새 역사를 썼다.

올해 2회째를 맞은 ‘김천 김밥 축제’는 주말 동안 김천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방문객을 기록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구보다 많은 15만 명 운집… ‘교통 지옥’ 경고까지

김천시는 지난 26일, 25일부터 이틀간 직지사 문화공원과 사명대사 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5 김천김밥축제’에 총 15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집계했다.

이는 8월 기준 김천시 전체 인구 13만 4천537명보다 2만 명 가까이 많은 수치이다. 첫해 10만 명 방문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흥행이었다.

둘째 날 오전부터 인파가 대거 몰리자 김천시는 이날 하루 세 차례에 걸쳐 ‘김밥축제 인파 및 교통혼잡 예상, 일반 차량 행사장 진입 통제’를 알리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방문객들은 지정된 셔틀버스를 통해서만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했으며, 부스별 김밥 구매 가능 수량도 1인당 4줄로 제한되었다.

김천시가 김밥 축제를 기획한 배경에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김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김밥천국’이라는 점이 있었다.

시는 이런 지역 이미지를 역으로 활용하여 지역 대표 먹거리 축제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성공 비결은 ‘3無 원칙’… 바가지 상술 없앴다

이번 김천김밥축제가 흥행에 성공한 배경에는 기존 지역 축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뜯어고친 ‘3無 원칙’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제는 내빈 소개, 축사 등 의전과 개막식이 사라지고 공연으로 대체되었다. 이로 인해 지역 정치인들의 의전 행위도 덩달아 사라져 축제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방문객들은 지역 축제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바가지 상술이 없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방문객들은 “축제의 핵심인 김밥에 진심을 다했다”, “작년보다 행사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며 대체로 만족감을 표출했다.

축제에는 지역 업체의 김밥은 물론, 경진대회 우승작인 ‘호두 마요 제육 김밥’, 전국 프랜차이즈 김밥,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냉동 김밥 등 50여 가지의 다양한 김밥이 준비되었다.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 확보

유례없는 인파가 몰리면서 지역 상권도 활기를 띠었다. 다만, 축제 참가자들은 “셔틀버스 대기 줄이 숨 막히게 길다”, “교통 지옥이다. 축제일을 더 늘려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는 등 교통 및 혼잡 문제에 대한 개선 의견을 김천시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기기도 했다.

이번 축제의 성공은 김천시가 지역 특색을 살린 먹거리 콘텐츠를 기반으로, 축제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된다.

축제 기간 중 김천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발견되었으나, 시는 음용수와 조리용수 모두 생수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는 등 관람객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