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 가격 또 올리자 더 몰린다… ‘명품테크’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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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 가격 인상
롯데백화점 인천점 불가리 매장 / 롯데백화점, 연합뉴스

이탈리아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Bvlgari)가 20일 국내에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인상 폭은 5% 안팎이며, 일부 품목은 1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격 인상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부터 주요 백화점 불가리 매장에는 구매 문의가 급증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지연이나 대기 중단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3대 라인 집중 타깃…세르펜티·비제로원·디바스 드림

이번 인상의 핵심 상품군으로는 세르펜티, 비제로원, 디바스 드림이 꼽힌다. 세르펜티는 브랜드 상징성이 가장 크고, 비제로원은 웨딩·입문 수요가 두터우며, 디바스 드림은 대표 여성 주얼리 라인으로 통한다.

불가리의 가격 인상 이력을 보면 빈도가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2024년 4월 단 한 차례 조정에 그쳤던 것과 달리, 2025년에는 4월·6월·11월 세 차례 가격을 올렸다. 이번 2026년 4월 인상까지 포함하면 2년여 사이 인상 횟수가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5개월만에 또 가격 인상…불황 모르는 '명품 콧대'
5개월만에 또 가격 인상…불황 모르는 ‘명품 콧대’ / 뉴스1

금값·환율만으론 설명 안 돼…”가격 올려도 수요 꺾이지 않는다”

불가리가 반복 인상을 이어가는 표면적 배경으로는 환율 부담, 금값 상승, 하이주얼리 수요 확대가 거론된다. 금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주얼리·워치 카테고리는 원자재 원가 압박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원가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가격을 올린 뒤에도 수요가 크게 꺾이지 않자, 브랜드들이 가격 정책을 더욱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불가리코리아 실적 ‘역대 최대’…까르띠에도 인상 검토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불가리코리아의 2025년 매출은 약 5740억원, 영업이익은 약 1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0%, 69.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1년 2722억원이었던 매출은 4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 같은 흐름은 불가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까르띠에도 다음 달 중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품 주얼리 업계 전반의 ‘N차 인상’ 기조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오를수록 구매 심리가 자극되는 이른바 베블런 효과가 국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면서, 주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으로도 제품군별·시기별로 가격을 세분화해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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