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사이, 정작 더 가파른 상승세를 그린 종목이 있다. 2월 들어 삼성전자가 18.44% 오를 동안, 삼성전기는 무려 35.13% 급등했다. 반도체의 뜨거운 투자 열기가 전기·전자 섹터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종목들이 일제히 고개를 든 것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지수는 이달 첫 거래일인 2일 66,042.33에서 지난 20일 73,863.88로 11.84%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률 11.18%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반도체를 제외한 전기전자 대형주의 상승폭이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이다.
삼성전기 35% 급등…반도체 상승률 두 배 넘어
이달 전기전자 종목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건 삼성전기다. 35.13% 급등하며 삼성전자 상승률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삼성전기에 대해 “AI 발 수요 폭증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가 그리고 있는 가파른 상승 궤적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도 후행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LG그룹주도 강세다. LG전자는 24.72%, LG디스플레이는 14.05% 올랐다. LS ELECTRIC 역시 22.08% 상승하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파급효과로 해석한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메모리 계약가격이 최근 다시 상향 기조로 전환됐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27만5천원, 154만원으로 올렸다.
순환매 효과에 밸류에이션 재평가 더해져
반도체 외 전기전자주의 동반 상승 배경에는 ‘순환매’ 효과가 있다.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매수세가 반도체에 집중됐고, 이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전기전자 종목으로 자금이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IT 대형주로 매수세가 집중됨에 따라 반도체에서 전기전자로 상승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재평가도 한몫했다.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4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170조6000억원으로 261.3%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실적 호조가 전기전자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이다.
“다음 달 상승 여력 여전히 높아”
전문가들은 전기전자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박강호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저평가와 순환매 상승을 종합하면 다음 달 상승 여력은 여전히 높다”며 IT 대형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린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부에서는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근 1년 새 주가가 4배 이상 급등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DS(반도체) 사업부의 호실적이 디스플레이, 소비자가전 등 타 사업부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도,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