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어렵다더니 “7년 만에 결국”… 이례적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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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7년 만에 감소세
기업 절반 “긴축경영 불가피”
경기침체 우려에 기업심리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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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연합뉴스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의 지갑이 닫히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은행과 경영계의 최신 지표들은 기업들이 이미 ‘생존 모드’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용 절감에서 투자 축소까지, 경제 한파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법인카드 발급 ‘이례적 감소’

올해 1월, 법인 신용카드 발급이 전월 대비 22장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 21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1월 법인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1만 1천627장으로 지난해 12월(1만 1천649장)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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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이는 약 7년 만에 처음 나타난 감소세다. 2018년 5월 이후 줄곧 증가세를 유지해 온 법인카드 발급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1월 기준으로는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4년 1월 이후 21년 만의 첫 감소다.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금융위기와 같은 특수 상황이 아니면 매월 꾸준히 늘어왔던 법인카드 발급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런 법인카드 발급 증가세의 둔화는 기업들이 악화된 경기 상황에 대비해 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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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카드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감 수준을 넘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기존 카드 갱신이나 신규 발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의 ‘긴축경영’ 선언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추세가 아닌 장기적인 경영 방침 변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 가까이(49.7%)가 2025년 경영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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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연합뉴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의 61.0%가 긴축 경영을 선택해, 300인 미만 기업(45.7%)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는 2016년 조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들은 생존 전략으로 ‘전사적 원가절감'(66.7%), ‘인력 운용 합리화'(52.6%), ‘신규 투자 축소'(25.6%) 등을 계획하고 있다.

투자 심리 또한 얼어붙고 있다. 응답 기업의 39.5%가 ‘투자 축소’를 선택했으며, 특히 대기업(58.5%)이 중소기업(32.8%)보다 투자 축소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의 그림자, 기업심리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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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긴축 움직임의 근본 원인은 급격히 악화된 기업 심리에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5.9로,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장의 위기감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총 1천940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비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법인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 1월 17조 541억 원으로 전월(19조 647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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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발급 감소 / 출처: 연합뉴스

2022년 5월 역대 최고치인 19조 8천544억 원을 기록한 이후 3년 가까이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총 하상우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 경영 기조가 뚜렷하다”며 “경기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긴축 행보가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더 지연시키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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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럼 국내골프장들 문닫는 곳이 많이 생기네.
    잘 된 일이다. 그린피 5만원 미만 그리고 노캐디 노카트시대가 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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