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일한 성실한 알바생
커피는 반값, 야근 수당은 알뜰하게?
“원칙에 눈이 멀어서 좋은 직원 하나를 놓쳤네”, “현대 사회의 심연을 들여다본 느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확산한 어느 알바생의 사연이 네티즌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디저트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이라고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소금빵 500개를 주문하는 대량 주문이 들어와 새벽에 출근했다는 A씨는 이른 시간부터 설거지와 포장 등의 노동을 해야 했다.
오랫동안 이어지는 노동이 힘에 부쳤던 A씨는 사장님인 B씨에게 조심스럽게 “피곤해서 그런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만 내리면 안 되냐”라고 물었다.
그러나 새벽부터 A씨를 불렀던 B씨의 반응은 뜻밖에도 “그러면 돈을 반값만 줘라”라는 것이었다.
B씨의 반응에 회의를 느낀 A씨는 결국 다음 주부터 나오지 않겠다는 의사를 B씨에게 밝혔다.
이후 A씨는 하루가 지나 다시금 글을 올렸다. 그는 “사장님을 만나 뵙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A씨가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자 B씨는 “왜 갑자기 그만두는 것이냐”라면서 이유를 물어왔다.
차마 “커피를 안 주셔서 그렇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할 수 없었다는 A씨는 대답을 둘러댔다.
이어 “원래 알바생들은 커피를 내려마실 수 없냐”라고 묻자 B씨는 “직원들은 직원 할인으로 50% 할인해서 마실 수 있다”라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이 못 받는 야근 수당, 챙기는 게 알뜰한 건가요?
그러나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앞서 새벽부터 일했다는 A씨의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야근 수당은 받고 일하는 것이냐”라며 A씨를 걱정한 바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을 확인한 A씨는 일을 그만두면서 B씨에게 야근 수당에 관해 물었고, B씨의 대답은 “참 알뜰하게 챙긴다”라는 말이었다.
추후 월급을 줄 때 함께 주겠다는 답변도 받아냈지만, ‘야간 수당도 알뜰하게 챙긴다’는 B씨의 말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야간 근로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에 발생한 근로를 의미하며, 야근 수당은 당연히 줘야 하는 것임에도 많은 노동자는 이런 초과근로 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애를 먹는다.
초과근로 수당을 급여에 포함해 월급으로 일괄 지급한다는 ‘포괄 임금 계약’ 때문에 야근을 하고도 수당을 제대로 못 받는 노동자들도 많다.
지난 2023년, 한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야근하는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야근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초과 수당을 챙기는 것은 알뜰한 게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네티즌들은 “정말 알뜰한 건 사장님 아닌가?”, “저건 복을 걷어찬 거지”, “탈출 축하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