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 ‘영등포구’ 반포동에 자리 잡았던 남서울아파트.
이곳은 지금의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로, 1971년 9월 1일 동아일보에 실린 1차 분양 광고 문구에는 “한강 맨션과 유사하나 건물 간의 간격이 더 넓으며 단지 내 시설도 많은 개량이 있음”이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주거 환경을 자랑했다.
최근 이상직 전 무소속 의원이 소유했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가 경매에서 71억 원에 낙찰되면서, 이 아파트의 초창기 분양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는 1970년대에 강남 지역 최초의 대단지 고급 아파트로 등장했다. 당시 ‘남서울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분양된 이 단지는 강남구 압구정과 개포, 그리고 송파구 잠실 지역에 앞서 개발된 강남의 ‘1번지 아파트’였다.
특히 ‘멘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랑했던 남서울 아파트는, 오늘날의 ‘아크로비스타’나 ‘트리마제’처럼 최고급 아파트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의 66개 동 중 2개 동은 당시 국내 최초로 복층형 구조를 도입한 6층 건물로, 그 독특함과 고급스러움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복층형 아파트는 1층, 3층, 5층에 각각 현관이 위치해 있으며, 현관에 들어서면 내부 계단을 통해 2층, 4층, 6층으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1층에는 침실, 거실, 화장실, 주방, 그리고 가정부방(당시 ‘식모방’이라 불림)이 자리 잡았고, 2층에는 서재, 가족실, 아동 전용 욕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가정부방과 아동 전용 욕실이 있는 점에서 당시에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단지 내 상가를 스트리트형으로 배치됐는데, 도로변을 따라 200여 개의 점포가 늘어서 있어 지금은 쉽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당시 최신식으로 평가받던 지역난방시설까지 설치되어, 남서울 아파트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초기 분양가에서 1200배 넘게 상승한 반포주공
부동산 경매·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2일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의 제1차 입찰에서 21명이 응찰하여 최종 낙찰가가 71억1110만 원에 달했다.
이는 감정가인 52억 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1971년 반포주공1단지의 분양가는 3.3㎡에 2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며, 32평형 기준 500만~590만원에 분양됐다.
71억 낙찰가를 기준으로 과거 초기 분양가에서 1200배가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이 경매 건의 채권자는 한 시중은행이며, 채무자는 이상직 전 무소속 의원으로, 해당 아파트에 대해 청구된 금액은 5억5490만 원이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현재 1·2·4주구를 묶어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기존의 2120가구와 상가를 철거하고, 5200가구의 새로운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1월에 이주를 완료하고, 같은 해 3월에 착공에 들어갔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아파트의 경우, 기존 집주인이 재건축 조합원인 만큼 낙찰자는 그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의 경우 조합 설립 이후에는 지위 양도가 불가능하지만, 금융사 채무불이행에 따른 경·공매는 예외로 인정된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법원이 채무자가 조합원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낙찰자는 재건축 완료 후에도 신축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