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강변인데 왜 여기만?”… 압구정은 축제 분위기, 성수는 초상집 된 ‘결정적 차이’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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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성수 정비사업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출처-뉴스1

2026년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강변 압구정·성수동 정비사업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시공사 선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압구정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필두로 대형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반면, 성수 재개발은 조합과 시공사 간 마찰로 입찰 파행이 반복되며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 3·4·5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다. 3개 구역 모두 오는 5월 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압구정 3개 구역의 총 사업 규모는 공사비만 8조원대로 추산된다. 이 중 3구역은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중 가장 큰 규모로 최고 65층, 30개 동, 총 5,175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예상 공사비만 5조 5,610억원에 달한다.

압구정 3개구역, 글로벌 건축가 총동원 ‘수주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4구역 재건축 사업지 항공 촬영 사진/출처-삼성물산, 연합뉴스

압구정의 경우 세계적 건축 거장들과의 협업이 눈에 띈다. 지난 23일 열린 3구역 현장 설명회엔 현대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뉴욕 맨해튼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를 설계한 건축설계사 ‘람사’와 손잡고 입찰 참여를 공식화했다. 삼성물산의 수주 의사가 없는 만큼 현대건설의 단독 수주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5구역에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 간 수주전이 성사됐다.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총 1,397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5구역은 갤러리아백화점과 가까운 입지가 강점이다. 현대건설은 3구역과 5구역을 동시 수주해 압구정 일대에 ‘현대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4구역에는 삼성물산이 사업 참여를 공식화했다. 삼성물산은 세계적 건축 거장 노만 포스터가 이끄는 영국의 글로벌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협업해 혁신적인 설계를 선보일 방침이다.

성수 재개발, 조합-시공사 불신에 ‘사업 표류’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주택재개발사업 조감도/출처-GS건설, 뉴스1

반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은 시공사 선정 절차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대다수 조합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빚으며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선 성수1지구 조합은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 측이 내세운 지침이 특정 시공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로 현장 설명회에 불참했다.

지난 20일 재차 열린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GS건설만 참여했다. 현대건설 측은 “압구정 등 핵심 사업지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성수4지구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도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9일 마감한 1차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조합과 대우건설 간 마찰이 빚어졌다. 조합은 대우건설이 주요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고 자체를 취소했다. 계속되는 갈등에 성동구가 개입해 공정한 시공사 선정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성수2지구 시공사 입찰에는 참여한 건설사가 아예 없었다. 조합의 과도한 입찰 지침이 시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다.

“성수, 압구정 못지않은 입지… 조합 역량이 변수”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전경/대우건설, 뉴스1

정비업계는 성수와 압구정의 명암이 입지 차이보다는 조합 운영 역량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는 압구정과 비교해 입지와 상징성 측면에서 밀리지 않는다”며 “조합이 빠르게 방향을 정리하지 못하면 사업 일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둔화 속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를 강화하면서 최상급지 정비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강변 최상급지는 수주 실적이 곧바로 다음 정비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주요 건설사들이 설계·금융·하이엔드 브랜드를 총동원해 물러서기 어려운 싸움이 되고 있다”며 “압구정과 성수의 명암은 향후 정비시장의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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