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은 이걸로 조 단위 벌었다는데”… 한국만 없는 이 제도, 뭐길래?

긴 연휴에도 위축된 소비
정부, 월요일 공휴일 카드 꺼내들었다
내수 살릴 비밀 병기 될까

긴 연휴에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최근 통계에서 드러났다. 국민들이 쉬는 날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닫은 현실은 경기 침체의 무게를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요일제 공휴일’을 도입하면 소비가 늘고 내수 진작 효과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니라 월요일로 옮겨 연속된 휴일을 만들자는 구상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제도와도 닮아 있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월요일 휴일, 내수 살릴 수 있을까

한국인사행정학회가 기획재정부 의뢰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월요일 공휴일이 제도화되면 하루 소비 지출이 약 2조 원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말과 연달아 사흘간 쉬는 ‘황금연휴’가 만들어지면 여행과 숙박, 외식, 교통, 문화 지출이 함께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음식점과 숙박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으며, 생산 유발액의 40% 이상이 이 분야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는 어린이날, 현충일, 한글날처럼 날짜의 상징성이 비교적 약한 기념일을 월요일로 옮길 경우 연간 소비 지출 증가액이 6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부 보고서에는 ‘워라밸 먼데이’, ‘패밀리 먼데이’ 같은 명칭 후보도 제시됐다.

이는 단순히 휴일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근로자의 예측 가능한 휴식을 보장하고, 기업에는 연차 보상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그러나 긴 연휴에도 지갑은 닫혔다

하지만 최근 현실은 다르게 전개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어린이날 연휴 기간 동안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대비 12% 이상 감소했고, 가맹점 매출도 두 자릿수 줄어들었다.

온라인 지출까지 동반 감소하면서 ‘쉬는 날이 곧 소비 확대’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았다.

연휴가 길어도 소비가 늘지 않는 이유는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임금 정체, 고용 불안 같은 구조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가계는 여유 있는 자금을 해외여행에 쓰기도 했지만, 다수는 지출을 줄이며 생활 방어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는 월요일 공휴일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내수 진작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요일제 공휴일 자체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생활 균형을 보장하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내수 진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과 고용 안정, 소비 심리 회복 같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