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었는데도 실적은 내리막
유가 떨어져도 소비자 체감은 ‘글쎄’
정유업계, 생존 위해 연료체질 바꾼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은 ‘기름을 팔수록 손해’라는 믿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국제유가는 내려가고 수출은 늘었지만, 상반기 실적은 적자로 가득 찼다.
문제는 이 위기가 정유업계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정유 시장 때문에 항공료·운송비가 요동치면 결국 소비자 지갑에도 영향이 올 수밖에 없다.
기름값은 떨어졌는데 왜 소비자는 못 느끼나
2025년 상반기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6330억 원, 에쓰오일은 3665억 원, HD현대오일뱅크도 2100억 원 넘게 손해를 봤다.

기름을 비쌀 때 사들였는데, 정작 팔 시점에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손해가 발생했다.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며 원가 부담이 커졌고, 정제마진도 기대만큼 오르지 못했다.
유가가 내려갔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주유소 기름값은 여전히 비싸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정유사들이 원유를 매입하고 정제해 판매하기까지 몇 달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역래깅 효과’라 부른다.
지금 팔고 있는 기름은 이미 고가일 때 사둔 원유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떨어졌다고 바로 휘발유 값이 내려가진 않는 셈이다.
항공유 수출은 늘었지만 웃지 못하는 이유

한편, 6월 기준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전년보다 16%나 늘었다. 항공유는 특히 25.7% 급증했고, 정유공장 가동률도 평균 80%대로 회복됐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 산유국들이 증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둔화되면서,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항공유 가격 변동이 항공권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이제 ‘석유 말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나 바이오 선박연료 같은 친환경 연료 개발이 그 대안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초저유황 바이오 선박유를 수출했고, SK에너지는 SAF를 생산해 유럽과 홍콩 항공사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EU는 2050년까지 항공 연료의 70%를 SAF로 채우겠다고 선언했으며, SAF 시장 규모는 2027년이면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정유사가 생존을 위해 체질을 바꾸는 시기다. 그리고 이 변화는 몇 년 뒤, 우리가 마시는 공기, 타는 비행기, 기름값, 나아가 지구의 온도까지 바꿔놓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헐값에사놓고팔때는가격안내려놓고.지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