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떨어져 ‘초비상’… “발등에 불 떨어지자” 특단의 조치 논의

“근로시간 예외, 필요한가?”
반도체 특별법 둘러싼 논란
삼성
주52시간제와 삼성 반도체 / 출처 : 뉴스1

한국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로제가 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산업계와 정치권에서는 대안을 마련하려는 논의가 한창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본 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무 12시간을 더해 주당 최대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이 조항은 근로기준법에 이미 포함되어 있었지만, 과거에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 기준’으로 해석되어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18년 법이 개정되며 ‘1주’의 정의에 주말을 포함시켰고, 주 5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명확히 했다.

해당 개정안은 2018년 7월 공공기관과 대기업부터 도입되었고, 2021년 1월에는 중소기업, 같은 해 7월에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체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반도체 특별법은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산업계는 연구개발 경쟁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입장인 반면, 법의 취지가 훼손될 우려도 있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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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와 삼성 반도체 / 출처 : 뉴스1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근로 시간 제한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와 같은 경쟁사는 동일한 제도 안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반박도 제기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고소득 전문직 근로자에 대한 노동시간 규제 예외 제도,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쟁력 강화 VS 장시간 근로… 과연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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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와 삼성 반도체 / 출처 : 뉴스1

미국의 엔비디아와 대만의 TSMC는 장시간 근로와 유연한 업무 환경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특히 엔비디아는 직원들이 주 7일 근무와 초과근무를 하더라도 파격적인 보상과 만족도 높은 근로 환경을 제공해 낮은 이직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주 52시간 근로제는 모든 업종과 소득 계층에 일괄적으로 적용되어 연구·개발 중심의 산업에서도 시간 제약을 받는다.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시간 제약으로 업무가 중단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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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와 삼성 반도체 / 출처 : 뉴스1

이에 따라 일부 핵심 인력은 회사에 알리지 않고 근로 시간을 초과해 업무를 이어가는 비공식적인 관행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장시간 근로가 반드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히려 짧은 근로 시간이 더 높은 생산성을 유도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나타나며, 기업 문화와 보상 체계가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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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와 삼성 반도체 / 출처 : 삼성전자 제공

이처럼 국내 반도체 산업은 근로제도의 유연성 확보와 장시간 근로에 대한 재평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조직 문화와 유연한 노동법제 개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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