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최저임금 심의 막 올랐지만…위원장 선출부터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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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심의 시작…새 위원장엔 권순원 교수(종합) |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 심의 시작…새 위원장엔 권순원 교수 / 연합뉴스

2027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시작되자마자 파열음을 냈다.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민주노총 측이 반발하며 퇴장했고, 경영계는 사상 초유의 ‘동결도 부담’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4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에 착수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이날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동희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하며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위원회 구성 직후부터 갈등이 표면화됐다. 올해 심의는 도급·플랫폼 노동자 적용 확대, 업종별 구분 적용, 지불 여력 한계 등 복수의 핵심 쟁점이 얽혀 있어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출발부터 삐걱…위원장 선출이 뇌관됐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비롯한 근로자위원들은 권 위원장 선출에 즉각 반발하며 회의장을 이탈했다. 이 부위원장은 퇴장 직전 “내란 정권 부역 인사를 최임위 위원장으로 선출하는 것에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번 인선을 “내란 정권의 노동 개악 기조를 최저임금위원회에 연장하려는 정치적 시도”로 규정했다. 결국 이날 회의에는 27명 중 25명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부터 파행, 권순원 위원장 선임 철회 요구하는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 - 뉴스1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부터 파행, 권순원 위원장 선임 철회 요구하는 민주노총 근로자위원들 / 뉴스1

노동계 “사각지대 해소” vs 경영계 “동결도 부담”

노동계는 이번 심의의 핵심 의제로 도급제·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배달 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보편적 안전망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논의는 2024년, 2025년 심의에서 ‘개인 사업자’ 분류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공식 심의 요청에 이 문제가 포함되면서 처음으로 공식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반면 경영계는 ‘지불 여력 한계’를 이유로 강도 높은 신중론을 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금처럼 대내외 여건이 모두 악화된 상황에서는 최저임금 동결조차도 현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채무 불량 또는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법정 기한은 6월 29일…역사적으로 준수율 극히 낮아

위원회는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 29일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약 40년간 법정 기한을 지킨 사례는 9차례에 불과하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 차이가 이번에도 좁혀지지 않는다면, 올해 역시 7월 이후까지 심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익위원 간사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장 직무대행은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영세·중소기업의 어려움,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순원 위원장도 “서로의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인사말에서 강조했다.

위원회는 5월 중 전문위원회 심사와 현장 의견 청취를 거쳐, 5월 26일 제2차 전원회의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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