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가 유럽을 사로잡았다”…현지에서 돌풍 일으킨 국산 車

EV3, 유럽 소비자 마음 사로잡다
기아 1분기 유럽 판매량, 최고 실적 달성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와 독일 브랜드들이 장악하던 유럽 전기차 시장에, 기아가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1분기, 한국 자동차 브랜드 기아는 유럽에서 전기차 분기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현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기 SUV ‘EV3’의 폭발적 인기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번 실적은 기아가 ‘현지화 생산’과 ‘모델 다양화’ 전략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EV3, 유럽 전기차 시장 ‘히든카드’로 급부상

기아는 올해 1분기 유럽에서 총 2만 7761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자체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이전 최고 실적인 2023년 3분기(2만 3794대)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기아 전체 유럽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이 됐다.

이러한 급성장은 ‘더 기아 EV3’의 존재감이 컸다. EV3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빠르게 유럽 시장에 안착했고 올해 1분기에는 무려 1만 7878대가 팔리며 전 분기(7053대) 대비 153% 증가했다.

이 수치는 기아 전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64%로, 단일 모델로서의 영향력을 분명히 입증했다.

EV3는 유럽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자토 다이내믹스’가 발표한 전기차 판매 순위에서도 테슬라 모델 Y·모델 3, 폭스바겐 ID.4·ID.7에 이어 5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이러한 성과는 유럽 소비자들이 한국산 전기차의 품질과 성능을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유럽 전동화 흐름에 발맞춘 기아의 ‘맞춤 전략’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 비중이 유럽 전체 등록 차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유럽 시장은 빠른 속도로 전동화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57만 35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나 증가했다. 시장 자체가 팽창하는 가운데, 기아는 트렌드에 발맞춰 발빠르게 전략을 수정해 왔다.

기아는 올해 EV3에 이어 EV4, EV5, PV5 등을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 글로벌 공급망에만 의존하지 않고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2006년부터 가동 중인 슬로바키아 공장 ‘오토랜드 슬로바키아’는 올해 하반기부터 소형 및 중형 전기차의 현지 맞춤형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유럽 소비자 맞춤형 모델을 보다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 관계자는 “EV3를 시작으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유럽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지 생산 체제 강화와 신차 출시를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도전자’에서 ‘주류’로… 기아의 유럽 전기차 도약

이번 1분기 실적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가 ‘도전자’에서 ‘주류’로 도약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이정표다.

모델 경쟁력, 시장 맞춤 전략, 그리고 현지 생산이라는 3박자가 맞물리면서 기아는 유럽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럽에서 성공적인 전기차 안착을 이룬 기아의 다음 행보는 이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체를 향하고 있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중심의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기아의 다음 성적표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