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029년 美 공장에 아틀라스 투입…’로봇 시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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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 / 뉴스1

기아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9년께 미국 조지아 공장에 투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최근 해외 기업설명회(NDR)에서 밝힌 내용을 한국투자증권이 18일 공개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공장 로봇화’ 청사진이 구체적 수치와 함께 수면 위로 올라왔다.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전환에 몰두하는 사이, 기아는 한발 더 나아가 생산 현장 자체를 로보틱스로 재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로봇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HMGMA 2028년, 기아 조지아 2029년…순차 투입 로드맵

송 사장은 NDR에서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2028년 우선 투입된 뒤, 약 1년 후 기아 조지아 공장에도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HMGMA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약 55억 달러(약 7조 1,500억원)를 투자해 건설된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현대차그룹 북미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초기 1~2년간은 대량 배치를 통해 작업 데이터를 축적하고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투입 공정은 “작업자에게 힘들고 가혹한” 고중량·반복 작업이다. 인체공학적 부담이 큰 공정에 먼저 투입해 산업재해를 줄이고 인력난을 보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송 사장은 “완성차 공장의 레이아웃은 글로벌하게 유사하기 때문에, 특정 공정에서 아틀라스 활용이 입증되면 다른 지역 공장으로도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지아 공장이 글로벌 로봇 도입의 ‘테스트베드’임을 시사한다.

기아 조지아 공장 아틀라스 투입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 현대차

스팟은 이미 공장 안에 있다…아틀라스를 위한 ‘길 닦기’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이미 국내 사업장에서 품질 스캔, 안전 점검, 보안 모니터링 용도로 실제 운영 중이다. 계단·좁은 통로 등 사람이나 지게차 접근이 어려운 구역을 자율 주행하며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물류 로봇 ‘스트레치’는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사업과 연계할 예정이다. 진공 그리퍼와 비전 시스템을 갖춘 스트레치는 컨테이너 내 반복 하역 작업을 담당하며, 차량-창고-로봇을 잇는 통합 물류 자동화 체계 구축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스팟과 스트레치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투입에 앞서 공장 현장의 로봇 도입 문화를 정착시키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단계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주목할 대목이 있다. 송 사장은 IPO 적기로 “2028년 전후”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틀라스의 공장 대량 배치와 상장 시점이 같은 타임라인에 놓여 있다는 점은, 실제 산업 현장 투입으로 매출·수익 모델을 가시화한 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시간표로 읽힌다.

자율주행은 엔비디아 의존…2029년 자체 레벨2++ 목표

자율주행 전략도 함께 공개됐다. 송 사장은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엔비디아의 알파마요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2029년께 자체 레벨2++ 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레벨2++는 고속도로·도심 주행 보조, 자동 차선 변경·추월 등 고도화된 ADAS 기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테슬라 FSD와 경쟁하는 수준의 운전 보조 시스템이다.

단기적으로는 검증된 외부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 리스크를 낮추고, 중장기로는 자체 알고리즘을 내재화해 라이선스 비용 절감과 구독형 서비스 확장을 노리는 현실적 투트랙 전략이다. 다만 테슬라처럼 자체 칩과 소프트웨어를 모두 내재화한 경쟁사 대비 플랫폼 주도권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병존한다.

재무 측면에서는 알루미늄·귀금속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에 약 6,000억원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송 사장은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판매 볼륨 확대로 상쇄 가능하며, 현재 조달에 차질이 나고 있는 원재료 품목은 없다”고 강조해 공급망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아는 2028~2029년 아틀라스 공장 투입, 스팟·스트레치의 단계적 확산, 2029년 자체 레벨2++ 기술 확보라는 세 축을 통해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로보틱스·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전략이 예정대로 현실화된다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로봇·소프트웨어를 동시에 보유한 몇 안 되는 글로벌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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