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만에 생산 중단
판매 부진·보조금 폐지가 겹쳐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전환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미국 현지 생산을 2년 반 만에 중단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2023년 2월 첫 조립을 시작했던 이 모델은 판매 부진과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폐지라는 이중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를 통해 전략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 전동화 생산 2년 반 만에 중단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GV70 전동화 모델의 생산이 지난 6월 멈췄다.
이는 현지 생산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이다. HMMA에서 월평균 200대 수준에 그친 낮은 생산량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운영 효율을 고려해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한 차종별 생산 최적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GV70 전동화 모델은 제네시스 전기차 3종(G80, GV60, GV70)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현대차그룹 최초의 ‘미국산 전기차’라는 상징성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생산라인을 멈춘 뒤 6월부터는 완전히 조립이 중단됐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경쟁력 약화
실적도 뒷받침되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GV70 전동화 모델의 미국 출고량은 13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특히 3월에는 93대에 그쳤고, 7월에는 15대 판매라는 최저 기록을 남겼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으로 제공해 온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40만 원) 세액공제를 오는 9월 말부터 조기 폐지하기로 하면서,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됐다.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던 혜택이 7년이나 앞당겨 종료되면서, 미국 내 현지 생산의 이점은 사실상 사라졌다.
하이브리드 확대, 생산 거점 재편
현대차는 GV70 전동화 모델의 미국 판매는 이어가되, 생산 거점을 새로 정할 계획이다.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또는 한국 내 생산 후 수출 방안이 거론된다.
반면 앨라배마 공장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혼류 생산이 가능한 공장 특성을 활용해 GV70 전동화 라인에는 싼타페 하이브리드 투입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미국 내 출고량은 올해 1월 2325대에서 7월 6888대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SUV 생산 거점도 재조정 중이다. 인기가 높았던 투싼은 그동안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위탁 생산해 왔으나, 최근 계약을 종료하고 생산 체제를 다시 정비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물류 효율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기차 부진, 하이브리드 강세로
GV70 전동화 모델은 출시 초기부터 메르세데스-벤츠 EQC, BMW iX3, 아우디 Q4 e-트론 등과 경쟁했으나, 현지 브랜드 충성도와 보조금 효과 부족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 Y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 모두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비해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토요타 RAV4 하이브리드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싼타페·쏘렌토·투싼 하이브리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미국 생산 중단은 단순한 철수가 아니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적 조정이다.
판매 부진과 보조금 축소라는 현실적 제약 속에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확대라는 새로운 해법을 택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 속에서 제조사가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