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테슬라에 진다”… 현대차그룹이 던진 ‘파격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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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연구개발(R&D) 조직을 전면 재편했다.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계열사 포티투닷(42dot)에 핵심 임원을 동시에 겸임시키는 ‘원팀 체제’를 공식 가동한 것이다.

이 재편의 배경에는 테슬라의 압박이 자리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오는 8월 10일부터는 월 15만 원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며 한국 소비자에게 자율주행을 ‘구독 상품’으로 팔기 시작했다.

‘삼각편대’가 두 조직을 가로지른다

이번 체제의 핵심은 세 명의 임원이 AVP본부와 포티투닷을 동시에 지휘하는 구조다. 박민우 사장이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를 맡고, 권정현 부사장이 AVP본부 자율주행개발센터장과 포티투닷 자율주행 디비전을 총괄한다. 제레미 마 전무는 AVP본부 실리콘밸리실장과 포티투닷 실리콘밸리(SV) 디비전을 겸임한다.

각 임원의 이력은 조직 성격과 정확히 맞물린다. 권 부사장은 딥러닝·머신러닝·컴퓨터 비전 등 자율주행 AI 기술 전반을 상용화한 경험을 보유한 삼성 출신 전문가다. 마 전무는 NASA·애플·도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엔비디아를 거치며 자율주행·로보틱스·시스템 통합 분야를 두루 섭렵한 실리콘밸리 인사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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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공백에서 원팀 완성까지, 반년의 시간표

이번 재편은 치밀한 시간표 위에서 완성됐다. 지난해 12월 송창현 전 AVP본부장이 퇴임 의사를 밝히며 조직에 리더십 공백이 생겼고, 약 한 달 만인 올해 1월 박민우 사장이 영입되며 공백을 메웠다. 이후 4월 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율주행 전략을 직접 발표하고, 5월에는 광주에서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 실증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7월에는 권정현 부사장·제레미 마 전무 영입이 공식화되며 삼각편대 구성이 완성됐다. 박 사장은 임직원 상견례에서 “AVP는 실행만 하고 포티투닷은 내재화만 하는 식의 칸막이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2027년 고속도로, 2029년 도심…테슬라와의 시차가 관건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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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은 단계적으로 제시됐다. 기아는 고속도로에서 레벨 2+ 기술을 탑재한 첫 번째 SDV(소프트웨어 중심차량)를 2027년 말까지 개발 완료하고, 2029년 초에는 도심 레벨 2++ 차량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전략의 골격은 엔비디아·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양산 차량에서 쌓이는 주행 데이터로 자체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을 고도화하는 ‘선순환 구조’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 FSD가 월 15만 원이라는 낮은 가격 장벽으로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넓히는 사이, 현대차·기아의 레벨 2+·2++ 로드맵은 2027~2029년으로 시차가 존재한다. 박민우 사장이 자율주행개발센터장·소프트웨어인프라실장·로보틱스랩장까지 총 5개 직책을 겸임하는 ‘1인 5역’ 구조가 관리 부담과 의사결정 집중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8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자율주행 기술 로드맵 발표를 검토 중이다. ‘원팀’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양산차 위에서 증명되는 순간,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시장의 판도가 비로소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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