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가격을 내려?”…잘나가던 기아의 ‘역주행’, 아무도 몰랐던 비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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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전 라인 가격 상승
기아 RV는 140만원 하락
신공장 가동률에도 엇갈린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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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건물 / 출처 :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현대자동차는 국내외 차량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며 평균 판매가 5500만 원을 돌파했다. 반면 기아는 레저용 차량(RV) 가격을 오히려 낮추는 반대 전략을 택했다.

같은 그룹 내 두 회사가 이처럼 다른 방향성을 보이는 건 이례적이다. 단순한 가격 변화 그 이상으로, 각 사의 브랜드 전략과 시장 포지셔닝이 명확히 갈라지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내외 가격 상승, 현대차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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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ll-new PALISADE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올 상반기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를 5509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보다 112만 원 상승한 수치다. RV도 평균 5556만 원으로 213만 원 올라, 처음으로 두 차종 모두 평균 5500만 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상승 흐름은 같았다.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승용차 평균가는 6984만 원, RV는 7543만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84만 원, 156만 원 인상됐다.

현대차는 고급화를 중심으로 한 제품 전략과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를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기아는 왜 RV 가격을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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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026 Sorento / 출처 : 기아

같은 기간, 기아는 다르게 움직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승용차 평균 가격은 3764만 원으로 75만 원 올랐지만, RV는 4680만 원으로 140만 원 하락했다. 해외 역시 RV는 6336만 원으로 46만 원 하락했다.

전기차 포함 모델 구성 변화와 시장 수요 조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생산 실적도 달랐다. 기아는 상반기 총 147만6302대를 생산했고, 평균 공장 가동률은 97.1%로 높게 유지됐다. 특히 미국(101.4%)과 국내(100.9%) 공장은 100%를 넘어섰다.

생산·투자 전략, 각자 강점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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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FE / 출처 : 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는 상반기 동안 총 197만1255대를 생산하며 국내외 수요에 대응했다.

국내(102.6%), 튀르키예(102.7%), 브라질(101.3%) 공장은 가동률이 100%를 넘겼지만, 올해 완공된 미국 조지아 신공장은 72.6%, 베트남은 44.3%에 그쳐 전체 평균은 84.6%에 머물렀다.

그에 비해 기아는 생산량에서는 현대차에 미치지 못했지만, 공장 운영 효율에서는 더 우수한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총 147만6302대를 생산했고, 미국(101.4%)과 국내(100.9%)를 비롯한 주요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97.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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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2026 Carnival / 출처 : 기아

투자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만 5조9502억 원을 투입했고, 이 중 2조2884억 원을 연구개발(R&D)에 사용했다. 공장 신증설과 전략, 제품개발에도 각각 1조 원 안팎의 예산을 배정했다. 연간 총 투자 계획은 17조811억 원에 이른다.

또한, 기아는 같은 기간 1조4141억 원을 투자했고, 연간 목표는 4조2672억 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조6523억 원은 국내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미스터리한 가격 역전, 그리고 향후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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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본사 / 출처 :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 가격, 생산 운영, 투자 방향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고급화를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려 하고, 기아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실속형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이 파는 것이 아니다. 결국 수익을 결정짓는 건 ‘얼마에 팔았는가’다.

올해 하반기, 이 극명한 전략 차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선택은 시장과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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