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58년된 현대차 ‘충격'”…안방까지 노리자 ‘초비상’

글로벌 전기차 판도 뒤집은 BYD
현대차 꺾고 세계 판매 4위 등극
가격·속도 앞세워 국내 시장도 공략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 ‘카 인더스트리 애널리시스(Car Industry Analysis)’가 2025년 1~6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BYD는 약 200만 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했다. 반면, 현대차는 196만 대에 그치며 1% 성장에 머물렀다.

BYD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라인업 확대, 해외 시장 공략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동남아시아·중남미는 물론 유럽 주요국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도요타(473만 대), 폭스바겐(232만 대), 포드(208만 대)에 이어 4위에 안착했다. 1967년 설립된 현대차보다 역사가 절반에 불과한 1995년 창립의 브랜드가 글로벌 상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해외 확장과 저가 공세로 전통 강자 압박

BYD의 성장세는 전통 강세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투싼’, ‘엘란트라’, ‘아이오닉’ 등 주력 모델을 앞세운 현대차는 태국·브라질·멕시코 등지에서 시장을 지켜왔지만, BYD는 저가 전략과 현지 생산 확대를 무기로 이들 지역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고 있다.

BYD의 해외 진출은 수출에 그치지 않고 현지 공장과 서비스망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동시에 밀어붙이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

시장조사업체는 BYD의 약진을 두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전통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또 서구에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서도 파격 가격 앞세워 흥행

BYD의 공세는 한국 시장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국내 진출한 BYD 코리아는 상반기에 소형 SUV ‘아토 3’를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 중형 세단 ‘씰’을 출시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특히 9월 출시된 중형 SUV ‘씨라이언 7’은 BYD 코리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에서 씨라이언 7은 한 달간 825대가 판매되며 이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아토 3의 월간 판매량(543대)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에 따라 BYD 코리아는 9월 한 달간 1천 대 이상을 판매해 수입차 브랜드 중 7위에 올랐다.

씨라이언 7은 기아 쏘렌토와 비슷한 크기를 갖췄지만, 가격은 44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같은 세그먼트의 국내 모델은 물론, 소형 전기차인 현대 아이오닉 5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다양한 편의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이 판매 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현재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상황에서도 BYD는 자체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보조금이 확정될 경우 실구매가는 3천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일본·독일 브랜드는 하락세

한편,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의 흐름은 정반대였다. 지리(Geely)는 올해 상반기 100만 대를 판매하며 59% 성장했지만, 닛산(-7.3%)과 혼다(-7.4%)는 중국 내 전동화 시장에서 부진한 대응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중국 시장 수요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BYD의 가파른 성장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지형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30년 역사의 중국 브랜드가 58년 역사의 현대차를 밀어낸 것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흐름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