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더 만들어달라’…최태원, 대만서 젠슨 황·TSMC 수장 잇달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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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협력 강화 회동 장면
HBM 협력 강화 회동 장면 / 연합뉴스

세계 최대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세 축이 대만에서 사흘 연속 한자리에 모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잇달아 회동하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삼각 동맹’이 한층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뉴스룸은 4일, 최 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만나 차세대 AI 기술 트렌드 및 미래 AI 생태계 선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의 재회로, 양사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사흘간 이어진 대만 연쇄 회동

최 회장의 대만 일정은 촘촘하게 짜였다. 6월 1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타이베이 모처에서 만나 AI 메모리 협력의 미래를 논의한 데 이어, 이튿날인 2일에는 황 CEO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를 직접 찾았다.

황 CEO는 부스에 “HBM을 더 만들어달라”는 문구를 남기고 최 회장 및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3일에는 최 회장이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별도로 만나며 이번 대만 방문의 마지막 고위급 회동을 마무리했다.

왜 세 기업인가…AI 칩의 구조적 병목

최태원
SK하이닉스 / 연합뉴스

이번 삼각 회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 기업이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각각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GPU)를 설계·판매하고, TSMC는 이를 최첨단 공정으로 위탁생산하면서 GPU와 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첨단 패키징(CoWoS)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이 패키지에 들어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최대 공급사다.

업계는 AI 서버 한 대의 핵심 부품 구성에서 ‘칩-메모리-패키징’ 3축이 사실상 이 세 기업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본다. 글로벌 AI 수요 폭증 속에서도 TSMC의 CoWoS 패키징 생산 능력과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속도가 공급망 전체의 병목으로 지목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연쇄 회동은 단순한 비즈니스 교류를 넘어선 것으로 해석된다.

HBM4와 베라 루빈…기술 협력의 구체적 윤곽

양사는 이번 회동에서 차세대 HBM 개발과 첨단 패키징 분야의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SK하이닉스 측 설명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는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가 탑재되며, 이 HBM4는 TSMC의 12나노 베이스 다이와 SK하이닉스의 5세대 10나노급 D램(1b) 공정을 활용한다.

향후 양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 심화가 현재 글로벌 AI 밸류체인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공급망 병목 현상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이처럼 AI 인프라의 핵심이 세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공급망 집중이 심화될수록 지정학적 리스크나 생산 차질 발생 시 글로벌 AI 서비스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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