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에 잇따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양도소득세와 보유세를 아우르는 종합 개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거주 여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향이 구체화되면서, 비거주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가주택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직접 비판했다. 이는 전반적인 세제 체계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오는 9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정부는 유예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비거주 1주택자 장특공제, 보유 기간 공제 폐지 추진
세제 개편의 1차 타깃은 양도소득세다. 핵심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또는 폐지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최대 40%)를 제외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범여권 의원들은 이미 보유 기간 공제를 폐지하고 실거주 2년 이상부터 최대 80% 공제를 적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2주택·3주택 이상자가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경로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종부세 구간 세분화도 검토대
보유세 개편도 주요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양도세 중과 이후에도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경우 보유세를 주요 수단으로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수단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정책 실행 속도가 빠르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해당 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올린 전례가 있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를 중심으로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공시가격이 건강보험료, 각종 부담금 산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파급 범위가 크기 때문이다.
“동시 강화, 시장 혼란 불가피”…순차 적용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될 경우 시장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서정렬 영산대 교수는 “양도세 감면을 동시에 없애면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동시에 추진될 경우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와 양도세는 상호 보완적으로 설계돼야 하는데 현재는 모두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시장의 대응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공시가격은 다양한 사회보험과 조세의 기준이 되는 만큼 단기간에 손대기 어려운 영역”이라고도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규제의 순차적 적용과 출구 전략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규제를 한꺼번에 강화할 경우 매물 잠김과 가격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