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 달성한 기록이다. 코로나19로 한때 11만명대까지 쪼그라들었던 외국인 환자 수가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가파른 반등을 이뤄냈다.
보건복지부가 2026년 4월 24일 발표한 ‘2025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총 201만1,822명이다. 2023년 61만명, 2024년 117만명에 이어 매년 약 두 배씩 증가하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들이 한국에서 지출한 의료 관광 총액은 12조5천억원, 이 중 의료비만 3조3천억원에 달한다.
중국이 일본 제치고 처음으로 1위…무비자 정책 효과 뚜렷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61만8,973명(30.8%)으로 처음 1위에 올랐다. 2024년까지 줄곧 1위를 지키던 일본은 60만9명(29.8%)으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밀렸다. 대만은 18만5,715명(9.2%)으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대만 환자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복지부는 피부과 중심의 미용 의료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다. 미국 환자도 전년 대비 70.4% 늘어난 17만3,363명으로, 캐나다 환자(59.1% 증가, 2만3,624명)와 함께 200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자 10명 중 6명은 피부과…의료관광인가, 미용관광인가
진료과목 분포는 편중이 심하다. 전체 환자의 62.9%인 131만2,700명이 피부과를 찾았고, 성형외과가 11.2%(23만3,100명)로 뒤를 이었다. 미용의료가 전체의 7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급이 87.7%(176만5,153명)를 차지했다. 이른바 ‘피부과 클리닉’과 ‘성형외과 의원’ 중심의 구조다. 치과 의원은 전체의 1.6%에 불과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이 128.9%로 모든 의료 분야 중 가장 높았다. 치과 의료 관광이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자 87%가 서울 집중…지역 균형 과제로 남아
지역 분포에서는 서울 쏠림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환자의 87.2%인 175만5,002명이 서울에서 진료를 받았다. 외국인 환자 유치 등록 기관의 62.5%인 2,555개소가 서울에 몰려 있는 구조의 결과다.
교통·관광·의료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현실이 지방 분산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의료관광이 1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은영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연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아시아 중심 국가가 된 만큼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와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