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걸린 500억, 3년 만에 2천억… 러시아 홀린 ‘K-과자’의 반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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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초코파이, 러시아 매출 2000억원
러시아 매장 / 오리온, 뉴스1

러시아에서 수박맛 초코파이가 전국 2만3500개 매장에 깔리고, 생산하는 즉시 팔려나가는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2025년 러시아에서만 21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현지 진출 이후 처음으로 ‘2000억 벽’을 넘어섰다. 해외 단일 국가에서 매출 2000억원을 넘긴 K과자는 오리온의 오!감자와 초코파이뿐이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글로벌 전체 매출은 지난해 6740억원으로, 이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달한다. 러시아가 사실상 초코파이의 최대 단일 시장이 된 셈이다.

23년 걸린 500억, 이후 3년 만에 ‘2000억’ 돌파

초코파이의 러시아 진출은 1993년 블라디보스토크 수출로 시작됐다. 현지 연매출이 500억원을 돌파하는 데에만 꼬박 23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후 성장세는 눈에 띄게 가팔라졌다. 2022년 1106억원으로 1000억원 선을 처음 넘긴 뒤, 불과 3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6년간 러시아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22%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업계에서는 올해 러시아 매출이 2600억원, 글로벌 전체 매출은 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법인 전체 매출도 2020년 890억원에서 지난해 3394억원으로 4배 가까이 뛰었다.

‘수박맛은 누가 생각한 건지’…현지화 전략의 승부수

오리온 초코파이, 러시아 매출 2000억원
서울의 한 대형마트 / 연합뉴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현재 오리지널을 포함해 라즈베리·체리·딸기·수박·오렌지맛 등 12종의 초코파이를 생산·판매한다.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제품군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리류 과일을 잼으로 즐기는 현지 소비자 입맛을 감안해 다양한 맛과 형태로 제품군을 확대했다”고 설명한다.

유통 채널별 특화 전략도 성장에 기름을 부었다. 러시아에서만 판매하는 수박맛은 러시아 1위 유통그룹 X5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퍄테로치카’ 2만3500개 매장에 독점 공급되고 있다. 2위 유통사 ‘텐더’에는 오렌지맛 등 전용 패키지 제품이 별도로 배치됐다.

100% 가동률도 역부족…2400억 신공장으로 승부

현재 러시아 내 초코파이 생산라인 5곳은 가동률이 이미 100%를 초과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생산 즉시 전량 판매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전한다.

오리온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트베리에 2400억원을 투입한 신공장을 짓고 있다. 2027년 완공이 목표로, 가동 시 현지 생산능력이 2배로 늘어나고 비스킷·스낵·젤리 생산도 함께 확대된다. K과자 해외 매출 순위에서는 초코파이(5860억원)가 선두를 지키고, 오!감자(2700억원), 스윙칩(2215억원)이 그 뒤를 잇는다. 경쟁사인 롯데웰푸드의 빼빼로(870억원)가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추격 중이지만, 오리온과의 격차는 아직 뚜렷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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