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불씨, 아프리카를 태운다…최빈국 ‘이중 충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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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아프리카 경제 위협
4월 14일 케냐 나이로비 주유소에 줄 선 시민들 / 연합뉴스

중동 전쟁의 불씨가 아프리카 최빈국들의 경제 기반을 뒤흔들고 있다. 유가·비료 가격 급등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이 바닥난 국가들이 속수무책으로 충격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45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4.3%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상치인 4.5%에서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세계은행(WB) 역시 분쟁 전 2.83% 수준으로 예상됐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최소 0.3~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핵심은 ‘누가 더 많이 잃느냐’의 문제다. 같은 충격에도 고소득국과 최빈국이 받는 피해의 크기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에너지 수출국 vs 수입국, 엇갈린 운명

미국은 에너지 순수출 구조 덕분에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이 자국 GDP에 약 0.2% 기여하는 효과로 작용한다. 반면 유럽 주요국은 순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입 비용이 GDP의 1~2%를 지속적으로 잠식하는 구조다.

아프리카 원유 수입국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IMF 아프리카 부국장 몽포르 믈라칠라는 “원유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총수입액이 늘어나면서 재정에도 부담을 준다”며 “세입이 적거나 불안정한 국가일수록 더욱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연료 부족은 이미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부터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까지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동 전쟁, 아프리카 경제 위협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 연합뉴스

달러 강세가 더한 ‘이중 압박’

유가 충격에 달러 강세가 더해지면서 최빈국의 고통은 배가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아담 포센 소장은 “에너지·비료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고통이 고소득 국가보다 개발도상국에 더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표시 부채 비중이 높은 저소득국들은 치솟는 에너지 수입 비용에 더해 고금리와 달러 강세로 불어난 이자 상환 부담까지 동시에 떠안는 구조다. 비료 가격 상승은 식품 가격을 끌어올리며 팬데믹 이후 악화된 식량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IMF “12개국 추가 지원 필요”…대부분 아프리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7일 워싱턴DC IMF 춘계회의에서 “중동의 위기가 내일 당장 끝나더라도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약 12개국은 상황이 악화하면 추가 지원이 필요하며 이들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아프리카 실질 GDP 성장률이 4.3%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IMF가 단기적으로는 충격 완화에, 중기적으로는 회복탄력성 강화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점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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