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는 딱 2~3개월분”… 라면과 분유 안정 공급을 위한 정부의 긴급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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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분유 안정 공급 총력…정부, 업계와 간담회 | 연합뉴스
라면·분유 안정 공급 총력…정부, 업계와 간담회 / 연합뉴스

라면 한 봉지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았을 때 진열대가 비어 있다면 어떨까. 중동발 원유 공급 차질이 식품 포장재 수급 위기로 번지면서 그 시나리오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를 포함한 13개 단체는 지난 9일 공동 건의서를 통해 포장재 원료 우선 공급, 원가 부담 완화, 통관·행정 절차 신속화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업계의 위기감이 규제 완화 요구를 넘어 직접 지원 요구로 상향된 것이다.

3월 20일 이후 ‘원유 단절’…나프타 공급망 흔들려

이번 사태의 직접적 도화선은 지난 3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서산 대산항에 입항한 유조선 이글 벨로어호를 끝으로 중동산 원유 유입이 사실상 끊겼다. 정유업계는 현재 기존 재고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 포장재는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으로 가공해 만들어진다. 나프타 공급이 막히면 비닐·필름·PET 용기 등 핵심 포장재 생산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장재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포장재 수급 불안 우려…식약처장 "차질없게 할 것" - 뉴스1
식품업계, 포장재 수급 불안 우려…식약처장 “차질없게 할 것” / 뉴스1

“지금은 버티지만”…5월 전후 수급 불안 본격화 전망

농심과 풀무원은 현재 2~3개월 수준의 포장재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심 관계자는 “그 이후가 고비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해, 안심하기 이른 상황임을 시사했다.

더 긴박한 곳도 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포장재 재고가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추가 확보가 쉽지 않다”며 “상황이 이어질 경우 비주력 제품부터 생산 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5월을 전후로 수급 불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라면, 과자, 냉동식품, 레토르트 식품 등 포장 의존도가 높은 제품군이 직접적인 타격권 내에 있다.

“규제 완화만으론 부족”…업계, 직접 지원 촉구

식품·외식업계의 위기감 뒤에는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한다. 현재 업계 영업이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으며, 고금리·고환율·고물가 환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포장재 수급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다.

정부는 포장재 표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대체 포장재 사용을 허용하는 등 일부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원료 확보와 비용 지원 등 보다 직접적인 조치 없이는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대다수 품목의 재고는 2~3개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체 식품 공급망이 마비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협회 스스로 ‘품목별 재고 수준이 상이하다’고 밝힌 만큼, 일부 취약 품목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요구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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