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방망이’ 꺼낸 트럼프…”韓 제조업 84%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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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꺼내든 새로운 관세 무기가 한국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단순한 국가 단위 상호관세가 아닌, 특정 산업과 품목만 골라 제재할 수 있는 ‘핀셋 무기’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6년 3월 11일(현지시각)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조사 대상 업종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선박, 화학, 석유화학, 기계, 전자기기 등 제조업 전반으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560억 달러(2024년 기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총수출의 84%를 제조업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301조 조사가 현실적인 제재로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 미국, '새 관세 도입 절차'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 연합뉴스
그래픽] 미국, ‘새 관세 도입 절차’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상호관세 무력화 이후…새 법적 근거 찾는 트럼프

이번 조사 개시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IEEPA 근거, 15% 수준)를 위헌·위법으로 판결하면서 촉발됐다. 행정부는 우선 무역법 122조에 따른 임시 10% 관세(150일 한시)를 발동한 상태이며, 이제 301조라는 새로운 법적 근거를 통해 기존 관세 수준을 복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조사 일정상 서면 의견 제출 기간은 3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이며, 5월 공청회를 거쳐 7월 말 이전에 결론이 도출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임시 10% 관세의 만료 시점과 맞물려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새로운 관세 체계로 즉각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과잉생산 명목 사실과 부합 안 해”…업계 강력 반발

USTR이 조사 명분으로 내세운 ‘제조업 과잉생산’에 대해 업계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공장 가동률 100%로 운영 중이며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쇼티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품을 창고에 쌓아두고 박리다매로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과잉생산은 한국 제조업의 체질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부, 美 301조 조사에 "이익 균형 존중…불리한 대우 없어야"(종합2보)
정부, 美 301조 조사에 “이익 균형 존중…불리한 대우 없어야”/ 뉴스1

전자기기, 자동차·부품,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지목된 업종들도 당혹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미국이 자의적 판단으로 교역 상대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차보복’까지 가능…관세 불확실성 극대화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301조가 가져오는 관세 불확실성의 극대화다. 무역 전문가들은 “301조는 관세에 국한되지 않고 징벌적 과태료, 보복관세, 쿼터제 등 다양한 형태의 제재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심지어 교차보복, 즉 김치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화장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도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점이 기존 상호관세와 결정적으로 다른 대목이다.

기존 상호관세가 국가 단위의 예측 가능한 제재였다면, 301조는 산업별·품목별 차등 제재가 가능해 개별 기업의 대응 전략이 극도로 복잡해진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 “301조는 미국의 요술 방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을 앞세워 한미 간 전략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침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수출에 있어서 주요 경쟁 대상국들에 비해 결코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며 “국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협의를 긴밀하게 상시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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