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처럼 또 풀리나?”… 기름값 폭등에 다시 거론되는 ‘이 지원금’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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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20달러 선까지 위협하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495.5원까지 치솟았다. 중동 사태가 촉발한 ‘3고(高) 위기’가 실물경제를 직격하면서, 정부 안팎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이 빠르게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9일 브리핑에서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할 상황이 됐다”고 언급했다. 기획예산처도 중동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도미노 악순환’ 시작됐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물가 상승→금리 상승→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도미노 효과를 가장 경계하는 분위기다. 3월 9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미 ℓ당 1,900.7원을 기록했고, 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ℓ당 2,0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남도, 중동 사태 비상경제 대책 TF 가동 | 연합뉴스
전남도, 중동 사태 비상경제 대책 TF 가동/출처-연합뉴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에 추가 압력을 가하는 구조다. 현재 2%대 초반을 유지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부터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중금리 역시 1~5년 만기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민과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 에너지 구조 취약…충격 흡수 여력 낮아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이번 충격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며, 수입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조달하는 구조다. OECD 37개 회원국 중 원유 의존도 1위(2024년 기준)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가와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내수 경제에 치명적”이라고 진단했다. 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를 경우 경제성장률이 최대 0.8%p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잠재성장률이 1.8%까지 낮아진 현재 한국 경제에서 이 수치는 사실상 ‘반 토막’ 수준의 충격이다.

2022년 추경 선례…이번엔 ‘선별적 지원’이 관건

민생·에너지 추경론
국회, 추경안(PG)/출처-연합뉴스

추경론의 핵심은 고유가 충격에 가장 먼저 노출되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선별적 재정 투입’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정부는 54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이 중 3조1,000억원을 민생·물가 안정 자금으로 배정한 바 있다. 당시 추경에는 저소득층 긴급생활지원금 지급과 취약계층 냉·난방 에너지바우처 확대가 포함됐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타격이 가장 먼저 가시화하는 만큼 에너지바우처 등을 확대하는 선별적 추경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도입을 검토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사업자 손실 보전 재원도 추경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유효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가 제한적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어 추경 편성 여부는 중동 사태의 지속 기간과 유가 전개 양상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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