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 정부는 12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발표하며, 2022년 5월부터 시행된 유예 조치를 연장 없이 일몰시킨다고 못 박았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 10일 이후 체결되는 매매 계약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중과된다.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에 달한다.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시행됐던 중과 체제가 4년 만에 부활하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경과 규정을 마련했다. 핵심은 중과 배제 기준을 ‘잔금 청산일’에서 ‘계약일’로 변경한 것이다.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면, 잔금은 그 이후에 치러도 중과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역별 차등 유예… 강남 4개월 vs 신규지역 6개월
잔금 납부 기한은 지역별로 차등 적용된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마쳐야 한다. 반면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잔금과 등기를 완료하면 된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강남·용산은 2017년부터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신규 지역은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세무 전문가들은 계약일과 실제 양도일의 법리적 차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도소득세는 잔금 지급일과 소유권 이전일(등기일)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유예 기한 전 계약했더라도 잔금이나 등기가 기한을 넘기면 중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전세 낀 매물 거래 장벽 완화… 2028년까지 실거주 유예
전세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거래할 때 걸림돌이 됐던 ‘실거주 의무’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면 허가일로부터 4개월 내에 입주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임차인이 있는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다만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이 혜택은 매수자가 무주택자이고 매도인이 다주택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유예 기간은 발표일로부터 최장 2년인 2028년 2월 11일까지다. 남은 전세 기간이 2년을 넘더라도 2028년 2월 11일 이후에는 반드시 실거주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의 전입 의무도 함께 완화된다. 기존에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 내에 전입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6개월’과 ‘임대차계약 종료일로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까지 전입하면 된다.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갭투자 조장 논란에 대해 “무주택 매수자도 기존에 거주하던 곳의 전세금 등 자기 자본이 있을 것”이라며 “대출 규제 완화는 추가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퇴거자금 대출 역시 최대 1억 원 또는 담보인정비율(LTV) 40% 중 낮은 금액까지만 가능하다.
“매물 증가 확인”… 시장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
정부는 중과 유예 종료 예고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준형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가장 최근 시점으로 분석한 결과 강남구는 매물이 약 10%, 송파구는 20% 정도 증가했다”며 “시장에서는 매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5월 9일을 전후로 매물 출회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세법상 주택 수 산정이 실제 보유 주택과 다를 수 있어, 국세청 기준으로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월세 물량 감소 우려에 대해 정부는 “무주택자가 혜택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면 기존에 살던 전월세 물량이 나오게 되어, 전월세 물량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이번 보완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소득세법 시행령’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13일부터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