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 곡소리 나는데”… 외국인들만 ‘싹쓸이’, 속셈 봤더니 ‘세상에나’

내국인은 대출 규제에 묶여 ‘꽁꽁’
외국인은 규제 피해 부동산 쇼핑
정부의 세컨드홈 정책도 효과 미미

“우리 땅과 집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데, 정작 우리는 대출 규제에 묶여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내국인 거래는 꽁꽁 얼어붙은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나 홀로 쇼핑’이 계속되면서 지역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얼어붙은 강원 부동산, 정부 대책도 ‘백약이 무효’

강원도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강원도의 주택 매매 건수는 총 1만 545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나 급감한 수치다. 아파트 거래는 8.2% 줄었고, 단독주택은 13.2%나 감소하는 등 모든 유형의 주택 거래가 얼어붙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지난 8월,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 집을 한 채 더 사도 세금 혜택을 주는 ‘세컨드홈 특례’ 지역에 강릉, 속초 등을 포함하며 시장 활성화를 꾀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례 지정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강릉 지역의 부동산 매매 건수는 오히려 33.3%나 곤두박질쳤다.

강릉의 한 공인중개사는 “투자자들이 보기에 강원도 부동산 시장의 매력이 수도권에 비해 높지 않다”며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사각지대 노린 외국인, 강원 땅·집 사들인다

내국인의 발길이 끊긴 자리를 외국인들이 무섭게 파고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이 소유한 강원도 땅은 1년 새 4.6%나 늘어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외국인이 사들인 강원도 주택은 무려 2484채에 달한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규제의 역차별’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내국인은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묶여있고, 대출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이사해야 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외국인들이 규제 무풍지대에서 마음껏 부동산을 사들이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방침은 기름을 붓고 있다.

과거 제주도가 무비자 제도를 도입한 후 외국인의 토지 매입이 급증하며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을 겪었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강릉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관광객으로 위장한 투기 세력이 몰려와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지역 사회의 철저한 대비와 정책적 결단이 없다면, 강원도의 땅과 집이 서서히 ‘외국인 소유지’로 바뀌는 현실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