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했다가 망할까 두렵다”
얼어붙은 상가 시장
수도권서 서울까지 ‘공실 도미노’

“아파트는 442대 1인데, 상가는 0 대 1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과거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졌던 상가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가 공실 문제는 서울까지 퍼지고 있다. 상가 공실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신규 분양 상가는 텅 비어 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03%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코로나 발생 당시보다 높은 수치다.

한때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보장했던 상가 투자는 이제 수익률 3%대에 머무르며 대출 이자 감당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는 공실률이 40~50%에 달하는 지역도 있다.
이처럼 상가가 무너지는 이유는 소비 패턴 변화가 가장 크다. 택배와 배달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소비가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42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100만 명에 육박하며, 오프라인 매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기피 자산이 된 상가, 투자자들 “한숨만”

과거 노후 대비로 인기가 높았던 상가 투자는 이제 ‘기피 자산’으로 전락했다.
경기 광명에 상가를 보유한 A 씨는 “6억 원을 대출받아 9억 원짜리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2년째 임차인을 못 구하고 있다”며 “매달 대출 이자가 280만 원인데, 공실이 계속돼 생활비까지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면서 상가 매매량은 2020년 3분기 7714건에서 지난해 2830건으로 63.3%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가 시장이 구조적 변화에 직면했다고 분석한다. 온라인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권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상가 투자자들은 월세를 낮추거나 ‘6개월 임대료 무료’ 같은 유인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공실 해소가 쉽지 않다.
일부는 상가를 병원, 약국, 미용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이석희 부동산원 부연구위원은 “상가 공급 과잉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도시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가 공급을 조절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노후 대비 자산으로 여겨졌던 상가는 이제 ‘부담스러운 투자처’가 됐다.

수도권을 넘어 서울까지 확산된 상가 공실 문제는 단기적인 경기 침체만이 아니라 소비문화 변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기존 방식의 임대 시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장님이 너무 많은데 상가 자꾸 만들면 뭐하나 지금 상가 산다면 바보라고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