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빼달라고 싸울 필요 없어요”… 입구 막은 진상 운전자, 견인까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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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차 단속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 입구를 막은 빈 차량/출처-연합뉴스

2023년 인천의 한 상가 주차장. 주차요금 분쟁에 화가 난 임차인이 차량으로 주차장 입구를 막아버렸다. 7일간 이어진 봉쇄로 소방차와 구급차 진입이 불가능해졌지만, 당시 법적 제재 수단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 사건은 주차 질서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안전 문제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회는 지난 1월 29일 본회의에서 이러한 주차 혼란을 바로잡기 위한 주차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주차장 출입구 봉쇄 행위에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무료 공영주차장 1개월 이상 장기주차에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본격 시행된다.

주차 취약 지역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효성 확보를 위한 지자체의 일관된 집행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00만원 과태료, 무엇이 바뀌나

불법 주차 차량/출처-보배드림, 연합뉴스

개정안의 핵심은 노외주차장과 부설주차장 출입구를 막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 점이다. 관리자가 이동 주차를 권고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차량을 견인할 수 있다. 종전에는 이러한 행위에 대한 명문화된 처벌 규정이 없어 사실상 법적 공백 상태였다.

화재나 응급상황 발생 시 긴급 차량의 진입을 방해할 수 있는 주차 행위에 대한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상가 주차장이나 아파트 부설주차장처럼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에서 개인의 분쟁이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캠핑카 알박기부터 건설장비까지, 무료 주차장의 민낯

청주핸드 주변 노상주차장/출처-뉴스1

무료 공영주차장의 장기 점유 문제도 이번 개정으로 제도적 관리 체계를 갖추게 됐다. 정당한 사유 없이 1개월 이상 장기 주차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간 캠핑카와 카라반, 트레일러 등이 공영주차장을 수개월씩 점유하는 ‘알박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세종시는 행정기관과 대규모 공동주택이 밀집된 구조로 상시적인 주차 공간 부족에 시달려왔다. 생활권 내 무료 공영주차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특정 차량의 장기 점유로 주차 회전율이 떨어지고 주민 불편이 누적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굴착기, 지게차, 덤프트럭 등 건설장비가 공영주차장이나 주거지 인근 공터에 무단으로 장기 주차되는 사례다. 건설장비는 공간 점유 면적이 크고 시야를 가려 안전사고 위험까지 더한다는 점에서 주차 질서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효성 확보가 관건

과태료 부과 스티커 부착하는 주차단속 요원/출처-연합뉴스

이번 개정은 시민 안전과 공공 주차 공간의 공정한 이용을 회복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종시를 포함한 주차 취약 지역에서 고질적인 장기 주차 문제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다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일관된 집행과 함께 충분한 사전 안내와 계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단속 인력 부족과 적용 기준의 모호성 등 실행 과정에서의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단순 규정 마련을 넘어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포 후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지자체가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주차 혼란으로 고통받던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시킬 수 있을지, 이제 실행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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