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2명 중 1명이 노인인 나라. 이것이 불과 46년 뒤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3월 31일 발표한 ‘2025 한국의 사회지표’는 이 냉혹한 미래를 숫자로 확인시켜 줬다.
고령사회 임계선 넘었다…65세 이상 20% 첫 돌파
지난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68만 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1051만 명으로 전체의 20.3%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유엔 기준으로 65세 이상 비중이 20%를 초과하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그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2072년에는 총인구가 3622만 명으로 줄고, 65세 이상 비중은 47.7%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0~14세 유소년 인구는 238만 명(6.6%)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도 1658만 명(45.8%)으로 쪼그라든다. 현재 사회를 떠받치는 경제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가구 구조도 급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체 가구 수는 2300만 가구이며, 이 중 1인가구 비중은 36.1%로 늘었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으로 2019년(2.4명)보다 줄었다. 특히 65세 이상 가구주의 고령자 가구는 599만 3000가구로, 2000년(173만 4000가구) 대비 24년 만에 3.5배 증가했다. 홀로 사는 노인, 두 명이 함께 사는 노인 부부 가구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출산율 반등, 기쁘지만 안심은 금물
그나마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전년(0.75명)보다 올랐고, 출생아 수는 25만 4500명으로 2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했다. 혼인 건수도 24만 326건으로 전년보다 8.1% 늘었고, 이혼 건수는 8만 8130건으로 3.3% 줄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등이 아니라 등락”이라고 선을 긋는다. 출생아 수는 2000년 64만 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2020년 이후 줄곧 2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합계출산율 0.80은 OECD 평균(약 1.5명)의 절반 수준이다. 첫째 아이를 낳는 어머니의 평균 나이는 33.2세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으며, 19~49세 기혼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 자녀 수도 1.93명으로 3년 전(1.98명)보다 줄었다. 출산 의지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인구는 2635만 명으로 전체의 51.0%를 차지한다. 2052년에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현재보다 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다. 지방 소멸이 통계로 예고된 셈이다.
오래 살지만 아프게 산다…암 유병률 2008년 이후 최대 증가
건강 지표는 복잡한 그림을 그린다. 2024년 기준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OECD 평균(81.1년)보다 2.6년 높고, OECD 회원국 중 5위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65.5년에 그쳐, 기대수명과의 격차가 18.2년으로 벌어졌다. 즉, 평균적으로 18년 이상을 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2024년 사망원인 1위는 암으로 인구 10만 명당 174.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3년 기준 암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023.8명으로, 전년 대비 205.2명 증가해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여성은 유방암(514.1명)·갑상선암(478.5명), 남성은 전립선암(341.0명)·위암(298.9명)이 상위를 차지했다. 알츠하이머병 사망률도 인구 10만 명당 23.9명으로 2014년(8.7명)의 2.7배에 달했다.
비만(37.9%)·고혈압(30.7%)·당뇨(14.8%) 유병률은 10년 전보다 모두 상승했다. 반면 흡연율은 15.9%로 199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으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7.5%로 2014년(57.1%)보다 9.6%포인트나 낮아졌다.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않게 늙어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