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14개월 만에 쓰러진 40대 가장”… 유족 두 번 울린 쿠팡, 결국 고용부 철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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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산업안전감독 착수
출처-연합뉴스

2024년 5월, 한 쿠팡 배송 노동자가 주당 63시간의 격무 끝에 쓰러졌다. 쿠팡맨으로 일한 지 불과 14개월 만이었다. 그 뒤에도 사망은 멈추지 않았다. 2025년 한 해 동안 쿠팡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에서만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중 6명은 심야 근무자였다.

고용노동부는 3월 16일, 쿠팡에 대한 산업안전감독에 공식 착수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산업안전 강화 기관장 회의’에서 “산재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최근 사망사고가 발생한 쿠팡에 대해 오늘부터 감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과로사에 산재 합의 강요까지…의혹의 핵심

이번 감독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고(故) 정슬기 씨 사건이다. 2024년 5월 28일 사망한 정 씨의 유족에게 쿠팡 측이 ‘산재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119 이송 환자 데이터, 건강보험 부당이득금, 산재 신청 내역, 산재조사표 등을 종합 분석해 산재 미보고 및 은폐 의심 사항을 확인했다. 2026년 1월에도 40대 택배 노동자가 야간 배송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약 한 달 만에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노동부, 쿠팡 산업안전감독 착수…과로사 및 산재은폐 등 의혹(종합)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쿠팡 본사·CLS·CFS 포함 캠프 100여 곳 전면 점검

감독 대상은 쿠팡 본사를 비롯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국 캠프 100여 곳에 이른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전반과 함께 2024년 CLS 통합감독 결과 개선권고 사항 이행 여부도 함께 들여다본다.

앞서 노동부는 올해 1월에도 쿠팡의 불법파견 및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관련한 근로감독에 착수한 바 있다. 이번 산업안전감독은 그 연장선에서 더욱 광범위한 현장 조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법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즉시 사법처리 및 과태료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AI 활용·특공대 운용…산재 예방 패러다임 전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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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이번 감독을 계기로 산업안전 전반의 구조적 개선에도 속도를 낸다. 김 장관은 “AI를 산재 예방 시스템에 탑재해 고위험 사업장을 목표로 한다면 예방의 실효성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의 ‘갈매기 산업안전 특공대’는 424명의 인력이 지역 현장을 촘촘히 점검한 결과, 2026년 현재까지 건설업·조선업 사고사망자 0명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전체 산업현장 사망사고의 45%가 오전 9~11시와 오후 1~3시에 집중됐다는 통계도 이날 회의에서 공유됐다.

반복되는 과로사, 드러난 산재 은폐 의혹, 그리고 뒤늦게 가동된 정부의 감독 시스템. 쿠팡에 대한 이번 전방위 산업안전감독이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낼지, 아니면 또 하나의 행정 절차로 끝날지, 그 결과에 노동계와 사회 전체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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