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개선 과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995~1999년생(당시 25~29세)의 쉬었음 인구는 21만7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4년 같은 연령대였던 1975~1979년생(8만4천명)의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나이대 청년임에도 20년 사이 일자리 진입에서 이탈한 인구가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대졸 ‘쉬었음’ 청년이 증가세 주도
연도별로 보면 쉬었음 청년(15~29세)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증가세를 주도한 점이 눈에 띈다.
대졸 이상 쉬었음 청년은 2023년 15만3천명에서 2024년 17만4천명, 2025년 17만9천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고졸 이하는 2022년 25만7천명에서 2025년 25만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고학력 청년일수록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과 실제 보유 역량 간 괴리로 취업을 포기하거나 유예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분석한다.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 세대마다 길어진다
취업 자체가 늦어지는 흐름도 뚜렷하다. 1995~1999년생이 학교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2.77개월로, 1975~1979년생(10.71개월)보다 2.06개월 더 길었다.
연도별로도 청년층(15~29세)의 첫 취업 평균 소요 기간은 2021년 10.1개월에서 2025년 11.3개월로 늘었다.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14.2개월에서 16.5개월로 2.3개월 증가해 학력이 낮을수록 취업 진입 장벽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을 의미하는 ‘근속 1년 미만자’ 중 청년층 비중도 2006년 33.6%에서 2025년 25.2%로 20년 새 8.4%포인트 하락했다. 채용 시장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몫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가 확인된다.
정년 연장·임금 격차·저성장이 복합 작용
경총은 청년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인력수급 미스매치, 정년 60세 의무화, 저성장 고착화를 꼽았다. 2013년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수는 2025년 기준 2013년 대비 2.46배 증가한 반면, 청년은 1.36배 증가에 그쳤다. 고령층이 자리를 유지하는 속도가 청년 신규 진입 속도를 압도하는 구조다.
대기업 정규직 청년의 시간당 임금(2만125원)이 중소기업·비정규직 청년(1만4066원)보다 43% 높은 임금 격차도 청년의 ‘눈높이 취업’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문석 경총 청년ESG팀장은 “청년고용률이 23개월 연속 줄어들고 20~30대 쉬었음 청년이 작년 70만명을 넘어서는 등 청년고용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쉬는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고 일하고 싶은 청년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