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식량가격 상승…
고환율 여파로 한국 물가에도 비상
“당장 오늘 저녁에는 뭘 먹어야 하는지부터 고민이에요”, “마트 가서 장 보는 게 겁부터 나는데,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니”
국제 식량 가격이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 상황이 겹치며 한국의 식품 물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지류와 유제품 가격은 상승한 반면, 곡물, 육류, 설탕 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특히 팜유와 대두유는 생산량 감소 우려와 수입 수요 증가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반면 곡물 가격은 국제 수요 감소와 주요 수출국의 작황 개선으로 하락했다. 쌀은 4% 떨어졌고, 설탕 가격도 브라질의 공급 우려 해소로 2.4% 내려갔다.
고환율이 불러올 먹거리 물가 위기
국내 시장은 식량 자급률이 49.3%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 밀과 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0%와 1% 수준에 불과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가가 늘어나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라면, 치즈, 커피 원두 등 필수 식품 원재료뿐 아니라 튀김유, 맥아 등도 수입에 의존해 영향이 클 전망이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하며 석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채소류 가격은 10% 이상 오르며 밥상 물가 부담을 키웠다.
특히 무, 호박, 오이 등 채소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외식 등 개인 서비스 물가도 2.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생활물가와 신선식품 지수는 각각 1.6%, 0.4%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기업들은 환율 변동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예의주시하며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곡물과 유지류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물가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불경기와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유보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 시장의 불안정성과 국내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물가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긴밀한 대응과 산업 전반의 효율화가 필요해 보인다.
필수식품만 먹고 기호식품 사치식품은 절제해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