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도 옷 껴입으며 버텼는데”… 겨울 끝자락에도 서민들 ‘한숨만’

1월 난방비 전년보다 최대 9% 상승
“추워도 온도 더 낮출 수 없어” 가정 비명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한파, 이중고 직격탄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아무리 절약해도 고지서는 계속 오르네요. 이대로면 봄이 와도 난방비 청구서가 악몽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서울 노원구 김 모 씨(42)는 최근 도착한 1월 관리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온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했음에도 난방비가 작년보다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난방비만 20만 원이 넘었다”는 인증 글이 줄을 잇는 실정이다.

올겨울 서울과 경기 지역 아파트의 난방비가 작년 대비 8% 이상 상승하면서 많은 가정이 난방비 부담과 추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서민들 “한파에 요금 인상까지”… 관리비 폭탄에 비명

9일 아파트 생활 지원 플랫폼 ‘아파트아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단지의 1월 난방비는 전용면적 기준 ㎡당 792원으로 전년보다 8.34% 상승했다.

전용 85㎡ 기준으로는 약 6만 7천 원이 부과됐다. 경기 지역은 더 심각해 ㎡당 911원으로 전년 대비 8.84% 올랐다.

특히 올겨울 기온이 크게 떨어진 것이 난방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월 수도권 평균기온은 -1.4℃로 작년(0.6℃)보다 2도 가까이 낮았으며, 2월은 최저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난방비 급등 원인… “3년간 60% 이상 올라”

난방비 급등에는 기온 외에도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나, 그중에서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용 난방 사용요금은 지난해 7월 메가칼로리당 9.8% 인상됐고, 도시가스 소매 요금도 6.8% 올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에 직격탄이 됐다”고 설명했다.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더 심각한 문제는 최근 3년간의 누적 인상률이다. 2021년 이전에는 10년간 난방 요금 변동이 크지 않았지만, 2022년 이후 천연가스 수입 단가 급등으로 난방비가 3년간 무려 61.3%나 올랐다.

특히 2022년에만 42.3%가 상승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가구들이 더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비롯한 공급사들은 도시가스 도매 요금 변동을 반영해 요금을 9.5% 올렸는데, 이는 도시가스 인상률(6.8%)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 “근본적 대책 필요”… 가계 부담 완화책은?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개인의 절약 노력을 넘어선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노력보다 근본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국가 정책이 시급하다”며 “기후 환경 요금 부과를 폐지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교수는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 확대 정책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어야 국내 난방비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겨울철 적정실내온도 20도를 유지하고, 창문에 에어캡이나 두꺼운 커튼을 설치해 열손실을 막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난방비
난방비 급증 / 출처: 연합뉴스

또한 정기적인 환기로 결로를 방지하고, 난방설비 배관을 청소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업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도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가계의 난방비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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