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만 믿었다가 망했다”… 금융판 흔드는 ‘이상 신호’에 투자자들 ‘술렁’

큰손 투자자의 경고에 세계가 주목
유럽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한다

“달러가 이렇게 약해질 줄은 몰랐다.”

최근 세계 투자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까지 “달러가 10%는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달러 약세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미국 금리 떨어지면, 달러 가치도 흔들린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폴 튜더 존스는 11일(현지시간) “내년에는 미국의 단기 금리가 많이 내려갈 것이며, 이로 인해 달러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6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회사의 창립자다.

그는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금리가 내려가면 예금이나 채권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달러로 자산을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 대신 다른 통화로 돈을 옮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최근 달러 인덱스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달러 인덱스는 98.6 수준까지 하락했고, 올해에만 8%가량 빠졌다.

이는 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미국 경기 둔화와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달러가 약해지는 사이, 유럽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라가르드 총재는 “불안한 미국 정책 때문에 오히려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유럽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안정적인 정치와 경제 구조를 바탕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ECB 인사들도 같은 생각을 내비쳤다. “유럽이 지금처럼 통합을 잘 이뤄간다면, 유로가 달러를 대신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처럼 유럽은 달러 약세를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자국 통화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흔들…개인 투자자 주의 필요

달러 약세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7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수출 기업이나 달러 자산에 투자한 개인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 둔화, 재정적자 확대, 정치 불안 등이 당분간 달러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하에 연준 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통화정책 기조가 더 완화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달러 자산에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유로화나 신흥국 주식 등 비달러 자산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달러만 믿고 투자하던 시대는 끝났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